“성장기 가정폭력 경험자 데이트때 폭력성향”

“성장기 가정폭력 경험자 데이트때 폭력성향”

입력 2010-09-21 00:00
업데이트 2010-09-2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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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직ㆍ간접적 가정폭력을 경험한 사람일수록 이성과 교제할 때 상대방에게 물리적 또는 심리적 폭력을 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미랑 박사가 한국 남녀 대학생 1천290명을 설문조사해 내놓은 ‘한국 대학생들의 데이트 폭력과 피해 분석’ 논문에 따르면 성장 과정에서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했거나 부모가 서로에게 폭력을 쓰는 장면을 목격한 학생이 이성과 사귀면서 상대방을 때리거나 언어폭력을 포함한 심리적 폭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컸다.

이런 연구결과는 나이, 친부모와 동거 여부, 이성과 교제 빈도, 성관계의 자유분방성, 자기통제력, 성장기 부모로부터 학대받은 경험,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폭력을 쓰는 것을 목격한 경우나 또는 그 반대의 경우 등 8개 독립변수를 활용한 회귀분석을 통해 도출됐다.

이들 독립변수 가운데 나이를 제외한 나머지 7개 변수는 모두 데이트 폭력과 높은 유의미성을 지녔는데, 그중에서도 성장기 직ㆍ간접적 폭력 경험이 특히 의미 있는 상관관계를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장기 부모로부터 물리적 학대를 경험한 학생일수록 성별을 불문하고 모두 교제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심리적ㆍ물리적 폭력을 행사하거나 또는 반대로 그 피해자가 될 확률이 컸다.

성장과정에서 아버지가 어머니를 학대하는 장면을 본 학생들 역시 남녀를 따지지 않고 상대방에게 각종 폭력을 행사하거나 그 피해자가 될 확률이 높았다.

반대로 어머니가 아버지를 학대하는 것을 목격한 경우 남학생은 같은 결과가 나왔지만, 여학생은 오히려 폭력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개연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우월주의가 팽배한 가부장적인 우리 사회에서 어머니의 폭력성에 대한 경험이 ‘학습효과’로 작용해 어머니를 닮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나타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박 박사는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데이트 폭력 연구는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가정폭력의 뿌리가 10~20대에 형성된 잘못된 이성교제 방식에 있는 것으로 보고 30년 전부터 활발이 진행되고 있다.

박 박사는 “가정폭력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정 내의 문제 자체만 들여다볼 것이 아니라 청소년기부터 올바른 이성관계 형성을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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