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들, 피랍 상황 묻자 굳게 입 닫아

선원들, 피랍 상황 묻자 굳게 입 닫아

입력 2011-02-02 00:00
업데이트 2011-02-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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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이 배에 탔다는 1항사 말을 듣고 조난신호를 보내고 선내방송을 한 뒤 정신없이 대피소로 뛰었다”

 삼호주얼리호 3항사인 최진경(25)씨는 피랍 당시 상황을 이렇게 떠올렸다.피랍 상황을 묻는 질문에 그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으며 “다음에 (말)했으면 좋겠다”며 괴로운 심경을 드러냈다.

 최씨는 “피랍 당시 1항사님이 당직이었다.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비상벨이 울려 나갔더니 1항사가 ‘배에 해적이 탔다’고 말했다.곧바로 선내방송으로 해적에 배에 탔다는 사실을 알리고 VHF로 조난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

 최씨는 “해적들은 배 중앙부분에 사다리를 놓고 배에 올라왔고 당시 총성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이어 “곧바로 다른 선원들과 함께 대피소로 대피했다.선원 21명 모두 대피소에 몸을 숨기고 있었는데 해적들이 대피소 천장에 있는 맨홀커버를 통해 들어와 위협당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피랍상황을 자세히 얘기해달라고 하자 그는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더 이상 말문을 닫고 집으로 향하는 차에 올랐다.

 정만기(58) 기관장은 “피랍 당시 1항사가 브릿지에서 당직중이었고 나는 기관실로 내려가다 비상벨이 울려 다른 선원들과 함께 대피소로 이동했다.대피소에 숨어 있는데 해적들이 들어와 총과 중국제로 보이는 휴대용 칼로 우리를 위협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적들은 우리에게 ‘손에 깍지를 끼고 손을 머리에 올리게 했고 그런뒤 우리들은 해적들에게 이끌려 브릿지로 향했다”다며 “피랍 이후 억류상황은 너무 비참해 말하기도 싫다”고 치를 떨었다.

 3항사 최씨는 청해부대 최영함의 구출작전 상황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자고 있는데 굉장한 폭음이 들려 나가보니 빨간색 불빛이 쏟아지고 있었다.곧바로 해적들이 ’바깥으로 나가라‘고 말해 시키는 대로 했다”며 “곧바로 총격이 시작돼 10∼20분 정도 이어진 것 같았는데 유리창이 모두 깨지고 배에 총탄들이 무차별적으로 날아와 박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최씨는 또 “내 눈으로 직접 두목과 부두목이 사살되는 장면을 봤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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