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署 계급 서열 파괴 나흘만에 ‘없던 일로’

서초署 계급 서열 파괴 나흘만에 ‘없던 일로’

입력 2011-02-18 00:00
업데이트 2011-02-1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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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특성상 어쩔수 없어“ 자조 섞인 비판

 일부 부서에 계급을 역전시키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던 서울 서초경찰서가 서열 파괴에 대한 내부 논란과 따가운 시선 때문에 ‘인사 실험’을 결국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특히 참신하고 개혁적인 시도라는 외부의 시각과 달리 경찰 내부에서는 위계 질서를 해친다는 우려가 컸던 것으로 알려져 계급과 서열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조직 문화에 스스로 발목 잡힌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초서는 ‘경사 반장’과 함께 일할 계획이었던 수사과 경제팀과 지능팀 소속 경위들이 18일부터 모두 고참 경위가 반장을 맡은 반으로 소속을 옮기도록 인사 조치했다.

 2~3년차 ‘초짜’ 경위를 수사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경사 아래로 배치한 지 불과 나흘 만이다.

 서초서 관계자는 ”경찰의 계급 구조를 흔드는 것으로 외부에 비쳐졌다“며 ”조직 내에서 동요나 논란을 일으키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해당 경위들의 소속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 경위는 애초에 ‘실무를 많이 배우겠다’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인사 내용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계급 역전’의 당사자로 지목된 데 대해 무척 곤혹스러워하며 지휘부에 인사 이동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놓고 경험과 능력을 중시하는 신선한 시도였다고 평가하면서도 ‘연공서열을 철저히 지키는 조직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강남 지역 경찰서 수사과의 한 경사는 ”경찰은 어느 집단보다 상하 관계를 중요시하는 계급사회“라며 ”이것을 혁신이라는 명목으로 바꾼다면 상부에서 좋아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수사관은 ”경위 이상의 간부와 하위직의 역할이 엄연히 구분돼 있는데 그 선이 흐려지면 안된다“고 했고 순경 출신의 한 간부는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형식적인 시도가 아니었겠느냐.간부 출신 지휘관들이 절대 지위를 개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초서 이창원 수사과장은 ”경험과 능력 위주의 인사라는 점보다는 계급이 역전됐다는 데 너무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사건 유형에 따라 팀별로 전문성을 키우는 방안은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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