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장병 곰팡이 햄버거·건빵 먹었다

全장병 곰팡이 햄버거·건빵 먹었다

입력 2011-08-24 00:00
업데이트 2011-08-2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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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곳 2년간 200억 군납비리 수천만원 챙긴 현역 8명 적발



군 부대에 납품하는 건빵과 햄버거빵의 원가 산정을 담당하는 방위사업청 사무관 이모(54)씨. 자신의 직위를 악용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낙찰이 확실시되는 업체에 접근했다. “원가를 높여 수익을 늘려줄 테니 한몫 챙겨달라.”고 제의했다. 이씨는 9개 군납업체와 손 잡고 5500만원을 챙겼다. 2곳은 업계 지배력이 높은 거대 회사인 데다 입찰 지역도 광범위했다. 때문에 경찰은 문제의 건빵과 햄버거빵을 2년간 군 장병 전체가 먹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씨는 심지어 뇌물수수 사실이 발각된 뒤에도 공인중개사 배모씨와 짜고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증거를 없애려는 시도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들은 이씨의 말대로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군수지원사령부 관할 지역의 건빵과 햄버거빵 입찰에서 15차례에 걸쳐 담합해 특정 업체에 입찰을 밀어줘 6억 6000만원 상당의 이득을 챙겼다. 2년간 15차례 입찰 금액은 모두 200억원 상당이다. 연 입찰 규모가 240억원임을 감안하면 전체 건빵·햄버거빵 입찰 10건 가운데 4건이 담합으로 결정된 셈이다. 특히 D사는 2009년 9월부터 2년간 가격이 싼 밀가루의 혼합 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질 낮은 건빵 1223만봉지를 만들어 6100만원을 벌었다.

장교들은 뒷돈을 받았다. 현역 육군 중령 김모씨 등은 이들 업체가 곰팡이가 피거나 부패한 햄버거빵을 납품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처벌은커녕 관련 사진을 보내주고 오히려 50만~300만원씩을 챙겼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3일 건빵 등을 납품받는 과정에서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납품단가를 높여 준 방위사업청 직원 이모(5급)씨를 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에게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넨 D사 대표 손모(58)씨 등 9개 식품업체 대표 9명을 뇌물공여 등 혐의로 입건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2011-08-2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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