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영어교육 연천적동분교…전교생 프리토킹

특별한 영어교육 연천적동분교…전교생 프리토킹

입력 2011-09-16 00:00
업데이트 2011-09-1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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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일 분교장 7년 노력 ‘결실’..주니어 토익 테스트 전원 합격

”Are you ready? Yes, I’m ready!”

15일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늘목리 전곡초등학교 적동분교장 교실.

전교생이 24명인 작은 시골학교인 이 곳에서 정규수업이 끝난 오후지만 초등학생 15명이 영어 수업이 한창이다.

분교장인 문용일 교사가 팝송을 틀자 학생들은 컴퓨터와 화이트보드에 영어 노랫말을 받아적기 시작했다.

학생들의 받아쓰기 속도는 노래 빠르기와 똑같아 팝송이 끝나자 학생들의 손도 멈췄다.

문 교사는 영어 단어와 설명이 적힌 카드를 학생들에게 나눠준 뒤 딱지 게임과 스피드 게임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각자 역할을 나눠 영어단어를 영어로 설명해 맞혔다. 학생들은 게임을 즐겼다.

문 교사는 “오늘 수업은 초등학교 3~6학년 학생들이 참여했다”며 “이들은 약 1천500개 영어단어를 알고 문장을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적동분교 학생들이 이처럼 영어수업을 시작한 데에는 전적으로 문 교사의 공이었다.

그는 학생들이 방과 후 따로 사교육을 받기에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것을 알고 2007년부터 스스로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문 교사는 학생들에게 영어 알파벳부터 일일이 직접 지도했다.

학생들이 영어 공부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문법보다는 단어와 회화 중심으로 가르쳤다. 게임 방식을 도입한 수업은 반응이 좋았다고 문 교사는 전했다.

그는 “우리말도 문법부터 공부하지 않고 생활에서 익히는데 영어 공부에서 문법을 먼저 지도한다면 어렵고 지루해진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문 교사의 지도에 따라 방과 후에 1시간씩 영어 받아쓰기와 영어 퀴즈게임 수업을 했다. 방학 중에도 나와 일주일씩 영어공부를 했다.

이렇게 한 해 한 해 흐르면서 학생들의 영어 실력은 일취월장했고 그 결실이 나타났다.

지난 2010년 한국토익위원회 주니어 잉글리시 테스트에서 전교생 20명이 모두 합격하는 대형 사고를 친 것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문 교사 밑에서 영어를 공부했다는 이혜민(11ㆍ여) 양은 “처음에 시작할 때는 영어가 참 어려웠는데 게임을 통해 하다보니 이제는 재밌고 쉽다”고 말했다.

문 교사는 “놀이를 통해 영어학습을 지도해보니 학생들이 즐거워할 뿐만 아니라 게임에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해 동기부여까지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적동분교의 독특한 영어수업은 올해가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지난 2005년에 부임한 문 교사는 2012년 3월부터는 다른 학교에서 교편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문 교사는 원래 분교 의무 근무기한이 2년이지만 학생들을 위해 연장했다. 특히 5년이 지나면 다른 학교로 옮겨가야 하지만 역시 학생들을 두고 떠날 수 없어 단 한차례 허용하는 2년 연장을 자청했다.

문 교사의 분교 7년 근무는 일반적으로 분교를 기피하는 교육계에선 이례적이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방과 후에 학생들을 가르쳐 현재 수준까지 끌어 올렸고 1년만 더 가르칠 수 있다면 아이들이 더 유창하게 영어를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쉽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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