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저축銀 가지급금 신청 첫날 북새통

토마토저축銀 가지급금 신청 첫날 북새통

입력 2011-09-22 00:00
업데이트 2011-09-2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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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정지된 저축은행 예금자에 대한 가지급금 신청이 22일부터 시작되면서 경기지역 토마토저축은행 주변은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성남본점에서는 5천여명, 수원지점에서는 3천여명이 가지급금 신청일자가 적힌 번호표가 받아갔다.

성남본점에서 5천번이면 10월 18일, 수원지점에서 3천번이면 10월 20일 전후해 신청할 수 있다.

대행 은행 중 한 곳인 농협 수원인계지점에도 1천명 이상이 번호표를 받았다.

금융당국이 인터넷 신청을 독려했지만, 불안한 예금자들은 전날부터 줄서기를 시작해 지점마다 50~300여명씩 돗자리나 담요, 종이상자를 깔고 밤을 새웠다.

고령의 예금자들은 기온이 급강하해 겨올 옷과 담요, 이불을 덮어쓰고 혹독한 밤을 보내야 했다.

토마토저축은행은 이날 영업정지 발표(18일) 이후 4일 만에 은행 문을 열었다.

그러나 당일 오전·오후시간대별 번호표를 가진 예금자만 창구 출입을 허용했다.

성남시 신흥3동 성남본점 앞에는 오전 한때 1천명에 육박해 대기형렬이 500m까지 늘어섰다.

성남본점은 오전 7시20분께 지하 회의실을 개방한 다음 오전 9시부터 20명씩 1층 창구로 올려 보내 신청업무를 진행했다.

장시간 대기한 예금자들은 “다리가 아프다”거나 “배가 고프다”고 호소했다.

은행 밖 대기행렬에서는 “새치기하지 말라”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행렬 중에는 휠체어를 탄 60대 장애인도 눈에 띄었다.

21일 오전 7시부터 친구와 교대로 기다린 끝에 1번으로 가지급금을 신청한 문모(65·여)씨는 “지난 5월 만기가 되자 직원이 자산이 튼튼하다며 재불입을 권유해 믿고 맡겼는데 이 지경이 됐다”며 “빵만 먹고 날밤을 지샜지만 신청하고 나니 조금은 후련하다”고 말했다,

전날 오전 8시부터 세 번째로 줄을 섰던 김모(50·여)씨는 “어젯밤 옆 사람에게 부탁하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자리를 잃어버렸다”며 “다행히 사위가 인근 대행은행에서 번호표를 받았다”며 안도했다.

오전 7시에 나왔다는 김모(70)씨는 “저와 아내가 1천500만원과 2천200만원을 예금했고 딸이 후순위채에 1천500만원 투자했다”며 “5년째 암투병 중인 남편 모르게 후순위채를 산 딸은 식음전폐하고 앓아 누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50대 여성 강모씨는 “어제저녁을 굶고 밤샘 기다렸다”고 하소연했고, 김지홍(47)씨는 “어제 오후부터 대기행렬을 정리하느라 목이 쉬었다”고 했다.

성남본점은 22~23일 220명, 그 이후 매일 250~270명씩 가지금급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수원시 인계동 수원지점과 성남시 서현동 분당지점에서도 밤샘 대기에 이어 가지급금 신청 행렬이 이어졌다.

수원지점에서는 밤새 기다려 받아든 번호표에 순번 대신 ‘22일 오전’ 또는 ‘23일 오후’라고만 적혀 있자, 일부에선 “헛수고한 것 아니냐”, “내가 고객이지, 거지냐”며 관리보조인들에게 욕설과 고성을 섞어 항의하기도 했다.

전날 밤샘의 흔적을 보여주는 듯 지점 주변에는 스티로폼과 종이상자, 음식물 쓰레기 등이 나뒹굴고 있었다.

전산망 접속 장애로 가지급금 신청업무가 오전 한때 중단되자 마음고생에 몸고생까지 한 예금자들은 또 한 번 분통을 터뜨렸다.

성남본점 창구에서는 22일 오전 10시께부터 한 시간 동안 전상망을 통한 예금주 조회가 중단됐다.

임준구(59)씨는 “어제 오후 토마토저축은행에서 줄섰다가 순번이 늦어 인근 은행 대행창구로 갔는데 전산망이 다운돼 다시 저축은행에 왔다”며 “헛걸음친 꼴이 됐다”고 항의했다.

전산망 장애로 성남본점에서는 오전에 40명(100명 예정)만 가지급금을 신청할 수 있었다.

대행은행인 농협중앙회 수원인계지점에서도 오전에 전산망 접속 중단 현상이 반복됐다.

인터넷과 대행 은행에서도 가지급금을 신청할 수 있지만 대행 은행 명단이 21일 밤 뒤늦게 공지돼 예금자들이 저축은행에만 몰려 혼란을 부추겼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21일 오후 10시께 대행 은행 명단이 통보돼 고객 4만명에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이마저 3분의 2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오늘 오전 6시에 재전송했다”며 “당국에서 가지급금 지급일정을 서두르다 보니 혼선이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창용 경기농협 홍보실장은 “저축은행이나 대행 은행을 직접 방문하는 것도 좋지만 한계가 있을 수 있으니 인터넷으로 가지급금을 신청하면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유병철 농협 수원인계지점 부지점장은 “농협 고객과 별도의 공간을 마련했다”며 “평일에 못 오시는 고객을 위해 특별히 24일(토요일) 하루에 한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신청을 받아 인터넷으로 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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