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후손 득세하는 현실은 역사전쟁”

“친일파후손 득세하는 현실은 역사전쟁”

입력 2011-10-04 00:00
업데이트 2011-10-0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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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화 시민역사관 건립위 대표 “인명사전 수익환원”

“친일인명사전은 일반 시민의 모금으로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판매 수익을 필자들이 가져갈 겁니까? 환원해야죠.”

지난 2009년 ‘친일인명사전’ 발간으로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온 민족문제연구소가 방대한 보유 자료와 그간의 성과를 다시금 시민과 나누려고 ‘시민 역사관’을 건립한다.

’역사 정의를 실천하는 시민 역사관’(가칭) 건립위원회 상임대표 중 한 명인 역사학자 이이화씨는 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친일인명사전이 문자 자료였다면 역사관은 시민에게 감동을 줄 ‘산 교육장’이 될 것”이라며 의의를 설명했다.

그는 “친일인명사전 판매 수익이 역사관 건립 기금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이제는 대중에게 다가가 보여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고리타분한 석기시대 유물을 가져다 놓는 게 아니라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갖춰 청소년들이 찾아 토론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소개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인명사전 편찬이 추진되던 2007년 이미 역사관 건립 준비위를 발족했고 내년 개관을 목표로 올 상반기 건립 준비에 착수했다.

역사관은 민족문제연구소가 보유한 식민통치 자료, 친일 군상을 보여주는 각종 문서, 강제동원 기록과 유물 등 2만여 점의 실물 자료로 채워진다.

일제 강점기 의복과 교과서 등 생활용품, 각종 지도 및 선전화, 영상 및 녹음 자료 등을 통해 당시 생활상과 고통을 생생히 느낄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애초에는 ‘민중 생활 역사관’ 개념이었지만 추진 과정에서 명칭이 재논의됐다.

이씨는 “건립 기금에 사전 판매 수익이 전액 투입된다. 국민이 사전을 한 권 사주면 역사관을 지어주는 것”이라며 “국가가 짓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과 달리 시민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식민지 근대화론 등의 역사관을 불식시키는 데도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상황을 ‘역사 전쟁’이라고 표현한 이씨는 최근 논란이 된 ‘이승만 다큐’나 역사교과서 개정 등을 언급하며 “친일파의 후손과 극단적 친미주의자들이 득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추진 중인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 대해서는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 건국 문제에서 단독정부 수립을 합리화하고, 그 과정에서 친일파들이 득세한 사실도 희석시키는 공간이 될 것이 틀림없다”고 차이점을 분명히 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첫 공개 일정으로 5일 원불교 서울회관에서 ‘깨어나라 역사여’라는 제목의 모금 콘서트를 연다. 건립 기금 목표액은 50억원으로 이미 연구소 출연 및 후원 등을 통해 10억원이 모였다.

이야기 손님으로 출연하는 이씨는 “청소년들이 역사라는 뿌리를 바르게 알고 이를 통해 미래를 어떻게 열어가야 하는가 고민해야 한다. 역사관이 중요한 매개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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