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내역서 확보…비자금 조성 정황 포착
검찰이 7일 이국철 SLS그룹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 10여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강남구 신사동의 이 회장 사무실과 성동구 금호동 자택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이 회장의 형과 매형, 사촌형, 친구 강모씨의 자택도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이 회장과 주변인물을 대상으로 일제히 압수수색을 실시함에 따라 그동안 이 회장의 진술과 자료 제출에만 의존하던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검찰이 임의제출이 아닌 강제수사 방식을 동원한 점은 이 회장이 가진 자료를 전면적으로 조사하는 것은 물론 자금의 출처까지 추적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검찰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들을 모두 다 보기 위한 압수수색”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제공했다는 SLS그룹 법인카드 내역서를 비롯해 10억원대의 현금, 상품권, 법인카드, 차량 등을 지원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를 수집했다.
검찰은 특히 이 회장이 제공했다는 금품의 대가성을 입증할 만한 증거자료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 회장이 SLS그룹을 운영하면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관련 서류 등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비자금 조성 관련 서류’라는 부분이 적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장이 일본 출장 시 SLS그룹 일본 현지법인을 통해 400만~50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접대했다고 이 회장이 주장한 것과 관련한 자료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친구 강씨는 이 회장에게 대구지역 사업가 이모씨를 소개해준 인물이다. 이씨는 작년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권재진 법무장관을 만나 SLS그룹 워크아웃 사건에 대해 탄원했다고 이 회장이 주장한 바 있다.
박 전 차장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임재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이 이 회장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이밖에 이 회장이 주장한 SLS그룹의 워크아웃 관련 의혹 자료도 포함됐다.
이 회장은 지난 4일 검찰에 신 전 차관이 사용했다는 법인카드 3장 중 2008년 6월부터 2009년 9월까지 쓴 해외 법인카드 한 장에 대한 내역서를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압수한 자료에 대한 분석을 거쳐 조만간 이 회장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