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화백회의가 열린 역사적 장소인 경주시 동천동 표암(瓢巖)에서 바위 표면에 명문과 불전, 삼층목탑, 당간, 불번, 산문 등이 새겨진 통일신라시대 마애암각화가 발견돼 주목을 받고 있다.

위덕대박물관은 최근 표암의 나무를 제거하던 중 지상 5ｍ 높이의 바위에서 통일신라 때인 743년(경덕왕 2년)에 새긴 것으로 보이는 마애암각화를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마애암각화는 가로 2ｍ, 높이 2.3ｍ의 바위에 가로 150㎝, 세로 100㎝ 크기로 명문 12자 ‘天 寶 二 年(?) 月 夫 今(令) 子 上 世 也(?)’와 당간지주, 삼층목탑, 불전, 승상(僧像)이 음각 형태로 새겨져 있다.

승상은 높이 24㎝에 어깨 폭 9㎝로 합장한 모습이며 불전은 기단이 생략된 중층 건물(추정)로 용마루와 치미가 표현돼 있고 건물 내부에 불상이 있다.

특히 당간지주에는 중앙부 양측면을 가로 지르는 당간걸이가 보이고 당간 끝에 불번(佛幡)이 걸려 있다.

이 박물관은 “연호로 추정되는 ‘천보이년’은 743년을 뜻한다”며 “사찰에서 중요한 행사 때 당간지주에 걸었던 깃발인 불번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국보급 자료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한 암각화는 풍화 마모가 심각해 앞으로 문화재청과 경주시 등이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바위’, ‘밝은바위’를 의미하는 표암은 신라시대 화백회의를 통해 신라 건국을 의결한 역사적 장소로 알려져 있다.

신라 6촌 가운데 알천 양산촌의 시조 이알평이 이 바위에 내려와 세상을 밝게 하였다고 해 표암이라고 부른 것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위덕대 박홍국 박물관장은 “마애암각화는 통일신라시대 불교 조각사와 사상사, 사회사, 금석학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