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동 금은방 주인 ‘자해사’ 결론

마천동 금은방 주인 ‘자해사’ 결론

입력 2011-10-24 00:00
업데이트 2011-10-2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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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 풀기위해 스스로 찌른듯…과다출혈”얼굴·목 등 80여차례 찔려 여전히 의문

지난달 초 얼굴 부위가 흉기에 수십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송파구 마천동 금은방 주인은 자해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4일 “금은방 주인 이모(64)씨가 살해당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했으나 타살 혐의점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해 이씨가 자살 또는 자해사한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달 4일 저녁 자신의 금은방에서 얼굴과 머리, 목 등에 80여개의 작은 상처를 입고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시신 주변에는 도장을 파는 데 쓰는 쇠삼각줄이 놓여 있었고 이씨가 이것에 찔려 과다출혈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시신의 부패 정도나 CCTV 분석 결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이씨가 발견되기 이틀 전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씨가 타살되지 않은 근거로 ▲ 사망 추정 시간대에 금은방에 출입한 사람이 확인되지 않은 점 ▲ 쇠삼각줄에서 이씨의 DNA만 나온 점 ▲ 이씨가 평소 폐쇄적인 생활을 해 원한 관계가 없는 점 ▲ 금은방에 현금 약 400만원과 귀금속 등 금품이 그대로 남아있는 점 등을 들었다.

하지만 이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기엔 석연치 않은 점이 남아있다.

흉기로 스스로의 얼굴과 목 등을 80여 차례 찔러 사망에 이른 점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이씨가 고혈압으로 갑자기 쓰러지면서 몸에 마비가 왔고 마비 증세를 풀기 위해 쇠삼각줄로 스스로를 찔렀다가 목 부위의 정맥을 잘못 건드려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씨는 2000년 이혼한 부인과 1남1녀의 자녀가 있지만 이혼 이후 딸의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않을 정도로 가족과 단절된 채 금은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지내온 것으로 조사됐다.

월남전 참전용사로 1980년부터 마천동에서 금은방을 운영해 온 이씨는 이혼을 전후해 금은방 영업을 사실상 그만두고 도장을 팔아 생계를 유지해 왔다.

경찰은 고엽제 환자인 이씨의 군대 지인으로부터 “이씨에게 ‘당신도 병원에 가서 고엽제 진단을 받아보라’고 권했으나 이씨가 귀찮다며 거절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씨의 정확한 몸·정신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 진료기록부를 찾아봤으나 이씨가 고혈압 약을 처방받은 것 외에는 기록이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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