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조폭 세력다툼 본격화?

인천 조폭 세력다툼 본격화?

입력 2011-10-24 00:00
업데이트 2011-10-2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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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개발바람에 커진 ‘파이’ 놓고 이권다툼 가능성

인천지역 폭력조직들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

인천의 경우 조폭 간 이권 다툼이 물리적인 충돌로 이어지는 사례가 드물었지만 최근 들어 도심 한복판에서 대규모 난투극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현재 인천경찰청이 관리 대상으로 올려 놓은 조폭은 모두 13개파 278명이다. 2009년 13개파 283명, 지난해 13개파 284명과 비교할 때 거의 변동이 없는 규모다.

그러나 인천 조폭 간 충돌은 올해 들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1일 인천의 한 장례식장 앞에서는 A파 조직원 100명과 B파 조직원 30명이 대치한 가운데 유혈 난투극이 발생했다.

B파 조직원은 얼마 전 A파로 자리를 옮긴 조직원을 흉기로 2차례 찔러 중상을 입혔다가 현장에 출동해 있던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지난 5월에는 인천 서구 석남동의 한 편의점 앞에서 B파 조직원 7명이 C파 추종 세력 1명을 집단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유흥업소의 이권을 둘러싼 갈등이 양측 간 충돌의 원인이었다.

앞서 4월에도 인천경찰청 인근 로데오거리에서 서로 다른 폭력조직을 추종하는 30여 명 간에 야구방망이와 흉기를 휘두르는 난투극이 1시간 가량 이어지기도 했다.

사실 인천 조폭 세력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부산·목포 지역 조폭과 함께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칠 정도로 강력했다는 것이 조폭 수사에 정통한 경찰들의 설명이다.

인천 조폭은 1970년대 경제성장을 발판으로 유흥업소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나이트클럽과 안마시술소 등 폭력조직들의 자금 기반이 확대되면서 활동 반경도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986년 김태촌씨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인천 뉴송도호텔 사장 습격사건을 계기로 조폭 수사가 강화되고 1990년 노태우 정권 시절 ‘조폭과의 전쟁’이 진행되면서 인천 조폭 세력은 크게 약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2009년 6월 인천 조폭의 대명사 격인 C파 두목이 사행성 오락실을 운영한 혐의 등으로 구속되면서 인천 조폭 세력은 더욱 위축됐다.

그러나 인천 시민들은 조폭 규모 변동 여부와 상관 없이 치안 불안을 토로하고 있다.

최모(46·인천 연수구·자영업)씨는 “목욕탕에만 가더라도 온몸에 문신을 한 건장한 청년들이 떼로 몰려다니며 공포감을 주는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다”라며 “도심 한복판에서 조폭들이 유혈 난투극을 벌이는 지경에 이를 때까지 경찰은 뭘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 일각에서는 인천 지역 조폭들이 최근 들어 활개치고 있는 것은 인천의 대규모 개발 바람과 맞닿은 것이 아니냐는 추론도 제기되고 있다.

인천에서는 송도·청라·영종 등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고 구도심 재개발 사업도 병행되고 있다.

2009년 1월 인천시 남구의 한 쇼핑몰 앞에서 폭력조직원 150여 명이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전쟁’을 치렀던 것도 이 쇼핑몰의 점유권을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됐었다.

경찰 관계자는 “인천지역에서 커진 ‘파이’를 놓고 조폭끼리 이권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장례식장 난투극을 계기로 인천 조폭에 강력 대응하기로 방침이 정해진 이상 조폭의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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