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죄가 가벼워질까 거짓 진술…기분이 나빠 시신 훼손”
지난달 1일 경기 수원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살해 사건의 피의자 오원춘(42)에 대한 첫 공판이 11일 수원지법에서 열렸다. 이 과정에서 분노한 유가족들이 소리를 지르는 등 소란을 피워 재판이 일시 중단되고, 법원의 과잉대응으로 일부 취재진이 상처를 입는 피해도 발생했다.수원 여성 살인사건의 범인 오원춘이 지난 4월 26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 수원지검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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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오원춘은 담당검사가 공소 사실을 읽어 나가는 것을 무표정한 얼굴로 지켜보았고, 고개를 숙이거나 눈을 감지도 않았다. 다만 “성폭행을 시도한 부분은 물증이나 증거 자료가 없는데 왜 인정했느냐.”는 판사 질문에 “제가 저지른 죄이고, 피해자에게 미안해서 거짓말하지 않고 모두 자백했다.”고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는 또 “피해 여성과 어깨가 부딪친 후 욕하고 무시해서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 여성이 ‘너는 담력이 없어 못 죽일 것이다’라고 해 죽였다.”는 경찰에서의 사건 초기 진술에 대해서도 “죄가 가벼워질 것 같아 거짓 진술했다. 검찰 조사에서 피해자 입에 테이프가 감겨 있어 피해자가 말하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인정했다. 잔인하게 시체를 훼손한 이유에 대해 “기분이 나빠 우발적으로 저질렀으며, (시체를 처리할) 다른 방법을 몰랐다.”고 진술했다.
오원춘에 대한 첫 공판은 30분 정도 진행됐으며, 검찰은 ‘112신고 녹취기록’, 납치 당시 모습이 녹화된 ‘폐쇄회로 CCTV’ 등을 증거물로 제출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일 오전 10시 진행되며, 피해 여성의 친동생과 오원춘의 국내 친인척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재판이 끝난 후 유가족들은 “고개도 숙이지 않는 뻔뻔한 모습에 또 한번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며 “다른 말 필요 없고 똑같은 방법으로 사형시켜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재판과 관련해 사회적 부담을 느낀 법원은 취재진의 법정 출입을 일시적으로 막거나, 유가족들에 대한 취재를 차단하는 등 취재진과 마찰을 빚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취재진이 가벼운 상처를 입는 등 과잉대응 논란도 있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