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없다” 광주 초·중·고교 ‘복수담임제’ 외면

“효과없다” 광주 초·중·고교 ‘복수담임제’ 외면

입력 2012-09-20 00:00
업데이트 2012-09-20 11:4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도입학교 1학기때보다 30% 줄어..제도 보완 시급

학교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초 도입된 초·중·고교의 복수담임제가 일선 학교에서 외면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학기 때 반강제적으로 복수담임제를 도입했던 학교들이 2학기 들어와 중도에 포기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어 제도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2학기 들어 복수담임제를 시행하는 관내 학교는 초·중·고교를 포함해 총 51개교 355개 학급이다.

1학기에는 68개교, 529개 학급이 복수담임제를 시행했지만 2학기에는 이 중 17개교, 174개 학급이 복수담임제를 포기했다.

초등학교는 25개 학급에서 9개 학급으로, 중학교는 476개 학급에서 305개 학급으로 줄었다.

복수담임제를 도입했던 학급의 3분의 1이 원래대로 1학급 1담임 체제로 돌아간 것이다.

2학기 시행 학교 대부분도 “일단 1년은 해보자”라는 생각이 강해 내년 1학기에는 이 같은 추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복수담임제를 외면하는 일선 학교의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시행할 때부터 예견됐었다는 지적이다.

복수담임제는 2명의 담임교사가 학급 운영방법 등에 대해 서로 협의하고 책임을 지는 형태다.

학교폭력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중2를 중심으로 전국 모든 학교에 도입하도록 했다.

그러나 올해 1학기를 코앞에 둔 2월에 도입이 결정되면서 준비작업 없이 일선 학교에서 시행돼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담임 A와 담임 B간의 업무분담이 명확하지 않은데다 담임 B의 경우 대부분 나이가 많은 교사나 기간제 교사 등이 임명돼 결국 담임 A가 모든 업무를 하는 실정이다.

실제 광주지역 중학교의 한 교사는 “학교폭력이 발생해도 부담임의 업무가 애매해 정담임이 모든 일을 처리한다”며 “서로 신경만 쓰이고 불편하기만 해 폐지를 건의했지만 일단 2학기까지는 하는 것으로 했다”고 전했다.

실효성 낮은 제도를 억지로 끌고 가면서 예산만 축나고 있다.

매월 부담임에게 주는 수당은 11만원으로 광주 관내에서만 매월 5천800여만원에 달한다.

교과부도 결국 지난달 복수담임제에 관해 지침을 새로 내려 보내고 제도 도입을 학교 구성원끼리 협의해 결정하도록 했다.

또 담임A·B 모두 학급 학생 전체와 학교폭력 관련 상담을 하도록 했던 것도 학교장이 그 역할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한발 물러섰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갑작스레 제도가 시행되면서 일선 학교에서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며 “교과부에서 지금까지 나온 장단점을 잘 파악해 내년에는 좀 더 실효성 있는 제도로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