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대북전단 살포 불허…경찰-탈북단체 자유로서 대치도

탈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방침에 북한이 군사적 타격을 위협하면서 22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주변에 한때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대북전단 살포가 경찰의 원천 차단으로 무산되며 오후 들어 빠르게 평온을 되찾았다.

임진각으로 들어가는 자유로와 통일로 2곳은 통제 4시간20분만인 이날 오후 1시께 해제됐다.

임진각 일대에는 이른 아침부터 가을비가 내리는 가운데 무장한 군(軍)과 경찰이 부산하게 움직였다.

군과 경찰은 이날 오전 6시 임진각 건물 2층에 합동상황실을 설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임진각과 주변에는 경찰과 군 병력 800여명을 배치했다.

경찰은 오전 8시40분부터 임진각으로 들어가는 자유로와 통일로 2곳의 진입을 통제했다.

자유로 당동IC와 통일로 여우고개에 경찰력을 배치해 전단을 북쪽으로 보내려는 탈북단체 회원은 물론 관광객과 취재진의 출입도 막았다.

이 때문에 탈북자단체와 경찰 간에 한때 대치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탈북자단체 연합체 북한민주화추진연합회(북민연) 회원 80여명은 관광버스와 승합차 등을 동원, 임진각으로 가려다가 오전 10시께 자유로 당동IC에서 경찰 바리케이드에 막혔다.

이들은 거세게 항의, 1시간20분간 경찰과 대치하며 가벼운 몸싸움을 벌였고 취재진 앞에서 준비해온 대북전단 200여장을 날리기도 했다.

임진각 진입로 2곳의 통행제한은 오후 1시 북민연 회원들이 모두 철수한 뒤 해제됐다.

출입이 통제된 임진각 일대는 이날 하루 상가가 임시 휴업한 데다 관광객의 발길마저 끊겨 썰렁한 모습이었다.

오두산 통일전망대와 서부전선 안보 투어 관광(도라전망대~제3땅굴~통일촌)은 매주 월요일마다 휴무여서 이날 모두 문을 닫았다.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 내 주민들은 차분하게 사태 추이를 지켜보다가 오후 들어 일상으로 돌아갔다.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한 정착촌인 대성동마을과 통일촌, 해마루촌 주민들은 오전 내내 집이나 마을회관 등에 모여 언론 보도에 귀를 기울였다.

주민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당국의 안내를 받아 한때 대피소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주민들은 “아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라며 “다시는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주민들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이날 하루 영농활동을 자제하기로 했다.

인터넷도 뜨거웠다.

누리꾼들은 사뭇 고조된 남북관계에 우려를 표시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인터넷 포털에는 한동안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한 기사가 실시간 검색 순위 상위에 랭크됐다. SNS에서는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 정부 방침에 대한 찬반 의견이 계속해 올라왔다.

일부 누리꾼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정부의 자제 권고에도 전단 살포를 강행하려 한 탈북자단체의 행동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또 다른 누리꾼은 북한의 협박에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정부에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북민연은 이날 오전 11시30분 임진각 망배단에서 대북전단 20만장을 북으로 날려보낼 예정이었고, 북한은 인민군 서부전선사령부를 통해 전단 살포지역을 타격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서 서부전선 일대에 긴장이 고조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