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털이범 5년전 범행 고백” 검찰직원 경위서 입수

“금고털이범 5년전 범행 고백” 검찰직원 경위서 입수

입력 2012-12-31 00:00
업데이트 2012-12-3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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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련 의혹 철저히 조사”

전남 여수 금고털이범 박모(44)씨가 5년여 전 자신의 여러 범행을 실토했다는 정황을 뒷받침하는 검찰 직원의 경위서가 입수됐다.

31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검찰 직원 A씨의 경위서에 따르면 2007년 5월 박씨는 A씨를 찾아가 광주지법 순천지원 신청사 등기소 방화, 여수 중앙동 건물 방화 범행을 저질렀다고 ‘양심 선언’을 했다.

이 경위서는 A씨가 별도의 사건 당사자인 폐기물 처리업체 관계자와 부적절한 유착관계를 유지했다는 의혹을 사게 되자 해명을 위해 제출한 문서인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횡령과 무고 등 맞고소로 비화돼 치열한 법정 공방을 낳았다.

경위서에 담긴 양심선언 내용은 충격적이다.

박씨는 2개의 방화 사건 외에도 “지인을 혼내주라”는 부탁을 받고 술에 취한 당사자를 향해 차량을 돌진하는 등 여러 차례 경찰관의 사주를 받아 일부 범행을 실행했고 더는 이용 당하기 싫어 고백하게 됐다고 A씨에게 주장한 것으로 경위서에 적혀있다.

이 경찰관은 지난 7월 사채업에 관여하고 자신이 조사하던 사건의 관련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횡령·무고 사건에 대한 항소심 공판 과정에서는 박씨가 최근 금고털이 사건 공범으로 구속된 김모(44) 경사와 등기소 방화 사건을 공모했다고 말했다는 증인 진술도 나왔다.

이에 따라 검찰이 경위서와 재판 진행 과정에서 “박씨가 수차례 범행을 하고 경찰관과 공모도 했다고 말했다”는 주변인 진술을 접하고도 진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검찰이 박씨의 양심선언을 파악하고도 묵살했다면 최근 발생한 박씨와 김 경사의 우체국 금고털이 사건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책임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아직 내용파악이 되지 않아 뭐라 말할 단계는 아니다”며 “관련 의혹은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부 진술만 갖고 수사를 안했다고 단정해서는 안된다”며 “언론이 검찰 수사 여부에 대한 확인이 없이 보도한 것은 균형감각을 잃은 것이고 불필요한 범위까지 사건을 확대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당시 폐기물 처리업체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도 “박씨와 김 경사의 범행 공모 관련 내용은 듣지 못했다”며 “(검찰이 두 사람의 범행 공모 진술을 듣고도 수사하지 않았다는)언론 보도는 명백한 오보인 듯 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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