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각목 폭행’ 대학 역도부 동아리 존폐 논란

‘후배 각목 폭행’ 대학 역도부 동아리 존폐 논란

입력 2013-07-07 00:00
업데이트 2013-07-0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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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조심하라” 역도부 졸업생 학생회 대표자 협박 의혹도

선배 학생들이 동아리를 탈퇴하려는 신입생들을 각목 등으로 구타해 물의를 빚은 수도권의 한 대학 역도부 동아리의 존폐를 두고 학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역도부 출신 졸업생이 동아리 징계 권한을 가진 학생회 대표자를 협박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7일 인하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역도부 동아리는 지난 3월 개강 후 태권도 동아리와 대면식을 했다.

이 자리에서 술잔이 비어 있다는 이유로 역도부 선배가 신입생들의 뒤통수와 따귀를 때렸고, 한 신입생은 다음날 선배를 찾아가 동아리 탈퇴 의사를 밝혔다.

역도부장 선배는 “규칙은 알고 있겠지”라는 말과 함께 “벽 짚고서라”며 각목으로 50여 대를 때렸다. 전날 다른 신입생 2명도 훈련부장 선배로부터 50대씩을 맞고 동아리를 탈퇴했다.

이후 4월 초 각목 폭행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이 대학 동아리연합회 학생회는 즉각 회의를 열고 역도부 동아리를 제명 조치했다.

동아리 역도부장을 맡은 학생 A씨는 애초 ‘과거의 일’이라며 발뺌하다가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커지자 사과문을 학교 인터넷 게시판에 실명으로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역도부 동아리 측이 제명 조치가 지나치고 징계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학생회 측은 절차상 문제를 인정하며 제명 조치는 일단 철회했지만, 현재까지 역도부 동아리 존폐에 대해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인하대 학생의 상당수는 후배 폭행 등 악습을 이어 온 역도부 동아리를 제명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인하대 재학생 김모(22)씨는 “50년 전통의 동아리에서 적성에 맞지 않아 탈퇴하려는 후배를 각목으로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이런 동아리가 계속 신입생을 받고 활동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재학생 최모(21·여)씨는 “반성을 해야 할 역도부 회원들이 제명 결정 이후에도 동아리방을 철수하지 않고 버티다가 결국 이의제기를 해 다시 등록 동아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징계 절차를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한 학생회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 사이 동아리 징계 권한을 가진 학생회 간부가 역도부의 한 졸업생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역도부 제명을 요구하며 6일간 학내에서 단식 시위를 벌인 재학생 조모(27)씨는 “동아리연합회 회장이 역도부 동아리의 한 졸업생으로부터 제명 결정과 관련해 ‘밤길 조심하라’고 협박을 받았다며 도와달라고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아리연합회 회장 A씨는 역도부 졸업생의 협박이 제명 조치를 번복한 결정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학생 자치권 개입 논란을 우려해 한 발짝 물러서 있는 상태다.

인하대의 한 관계자는 “동아리가 학생자치기구여서 학교 측이 나서면 자치권 개입 논란이 일 수 있다”며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관심을 두고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후배를 각목으로 폭행해 물의를 일으킨 역도부 동아리 소속 학생 4명에 대해 각각 정학 90일과 봉사활동 80시간 등의 징계를 내린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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