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지원’단체 조선족들, 같은 조선족 상대 사기

‘다문화지원’단체 조선족들, 같은 조선족 상대 사기

입력 2013-07-26 00:00
업데이트 2013-07-26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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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 20명 협박·사기쳐 8천800만원 가로챈 조선족 3명 구속

다문화가정 지원 등을 내건 단체를 만들어놓고 같은 조선족들을 상대로 사기를 친 조선족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6일 조선족 불법 체류자 20명을 상대로 8천8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사단법인 국제의료복지협회 서울지부 대표 백모(47)씨 등 조선족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모(28)씨 등 한국인 4명과 협회 소속인 또 다른 조선족 1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백씨 등 조선족 4명은 작년 8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국제의료복지협회 서울지부를 개설한 뒤 7개월여간 장모(45)씨 등 중국 국적의 조선족 불법 체류자 14명으로부터 협회 가입비 명목으로 350만∼500만원씩 모두 6천3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협회 가입비를 내면 3∼4개월 뒤에 합법체류 자격을 얻을 수 있게 힘써주겠다”고 속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국제의료복지협회는 의료·복지 분야 교육사업과 다문화 가정을 위한 복지사업 등을 위해 설립된 사단법인으로 미국 워싱턴과 전북 익산에 각각 본부를 두고 있다.

국내에는 백씨가 설립한 서울지부를 비롯해 경기·인천·부산 등 13개 지역에 지부가 있으며, 서울지부 직원 8명은 모두 조선족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협회 본부로부터 신청허가서를 발급받아 관할 세무서에 등록만 하면 지부를 설립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이들은 서울지부가 법률 관련 유력 단체들과 연계한 것처럼 속여 봉사활동을 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로 신뢰도를 높인 뒤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백씨 등은 지난 4월에는 경기도 양주의 한 건설 현장 숙소를 찾아가 중국 국적의 불법체류자 6명에게 협회 가입을 권유하다 거절당하자 박씨 등 한국인 용역들을 숙소로 보내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행세를 하도록 해 돈을 주지 않으면 강제 추방하겠다고 협박하게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 과정에서 박씨 등은 불법 체류자 6명을 차량에 태워 출입국관리사무소로 가는 척하면서 협박해 공사업체 인력팀장으로부터 2천5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지부 소속으로 범행에 가담한 또 다른 조선족 4명과 한국인 용역 2명은 중국 등지로 도주해 경찰은 중국 공안당국에 공조수사를 요청하는 한편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협회 본부와 지부가 이번 사건에 연관된 정황이 없어 일단 본부에 대한 수사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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