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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비상으로 재래시장 손님 ‘뚝’…설 대목 실종

AI 비상으로 재래시장 손님 ‘뚝’…설 대목 실종

입력 2014-01-28 00:00
업데이트 2014-01-2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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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사람도 없는데 AI 파동인지 뭔지 나서 더 안 좋지 뭐야. 경기가 좋게 생겼나 한 번 보이소.”

설 명절을 이틀 앞둔 28일 춘천 중앙시장.

대목을 맞아 손님으로 북적일 낮 시간 때이지만 냉랭한 기운만 감돌았다.

시장 골목에서 수십년 째 생닭을 판매하는 김모(74·여)씨는 대목인데 가게 문을 아예 닫게 생겼다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언론매체를 통해 연일 AI 확산 소식이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움츠러든 손님들의 지갑이 더욱 닫히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김씨는 “(잘 익히면) 먹어도 된다는데 사갈까 말까 고민하는 손님들이 많다”면서 “작년 이맘때만 해도 하루 닭 50∼60마리 정도를 팔았는데, 오늘은 여지껏 5마리밖에 팔지 못했다”며 하소연했다.

이어 “손님들에게 안심하고 사가라고 강요를 할 수도 없고, 팔릴지 안 팔릴지 모르니 닭을 저장해두지도 못한다”면서 “한창 팔 때 장사를 전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교적 목이 좋은 대로변에서 정육점을 하는 남연수(55·여)씨도 “매상이 반으로 줄었다”면서 “예전 같으면 포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는데 오늘은 손님 고작 10명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대목이지만 불경기 속에 장사가 안되기는 다른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추위 속에 난방비라도 아껴보려고 담요나 두꺼운 외투로 온몸을 꽁꽁 싸매고 앉은 모습들이었다. 플라스틱병에 따뜻한 물을 받아 끌어안고 자리를 지키는 상인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추위보다 무서운 것은 뚝 끊긴 손님들의 발걸음이라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이날 아침 트럭에 사과와 귤 등 과일을 한가득 싣고 나온 노점상 강연자(55·여)씨는 3시간이 다되도록 개시도 못 했다.

전날에는 그래도 20만원을 조금 넘게 팔았지만, 예년 대목에 비하면 매출이 반 토막 수준이다.

강씨는 “못 버니까 안 사는 건 당연한데 올해는 특히 더 경기가 안 좋아서 손님들이 만원 어치 사갈 걸 이제는 오천원 어치밖에 안 사간다.”면서 “대목 밑인데 이러니 울고 싶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신연수 춘천 중앙시장 관리과장은 “필수적인 제사용품을 파는 곳을 제외하고는 거의 장사가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해만 해도 설 연휴 3일 전부터는 하루 1천만원씩 온누리 상품권이 들어왔는데, 올해는 지난주와 오늘 분까지 일주일 넘는 기간을 합쳐도 800만원 밖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기가 안 좋아도 예년 같으면 관공서나 자매결연을 한 기업들이 와서 팔아주곤 하는데 올해는 아직 한 군데밖에 찾아오지 않았다”면서 “소비자들도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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