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서울 압구정 한복판 흉기 난동…치안은 어디에

서울 압구정 한복판 흉기 난동…치안은 어디에

입력 2014-03-02 00:00
업데이트 2014-03-02 15:0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아찔한’ 묻지마 인질극에 서울시민 불안감 커져

1일 밤 서울 강남구 지하철 압구정역 주변의 번화가 한복판에서 흉기 난동범이 인질극을 벌여 경찰 치안에 큰 구멍이 확인됐다.

이미지 확대
경찰서로 이송되는 인질범
경찰서로 이송되는 인질범 1일 밤부터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인근 제과점에서 인질극을 벌이던 50대 남성이 2일 새벽 사건 현장에서 경찰이 제압, 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도심에서 흉기 인질 난동이 벌어진 것은 2012년 1월 강남구 삼성동의 백화점에서 이모(37)씨가 임신부를 상대로 벌인 ‘묻지마식’ 인질극 이후 2년 만이다.

이날 김모(58)씨가 난동을 피운 제과점은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과 붙어 있어 휴일을 맞아 지하철을 타고 압구정을 찾은 시민이라면 대부분 지났을 법한 압구정 거리의 ‘입구’와 같아 충격이 더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9시 30분께부터 다음날 0시 10분께까지 제과점 손님 M(48.여)씨를 인질로 잡고 난동을 피웠다.

이 제과점의 반경 1㎞ 내에 압구정파출소와 신사파출소 등 두 개의 파출소가 있었으나, 인질극을 예방하지 못했다. 특히 압구정파출소는 제과점과 직선거리로 680여m 떨어져 있다.

김씨는 범행에 앞선 이날 오후 7시께 제과점에서 100m가량 떨어진 한 미장원에 모습을 드러내 돈을 요구하며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여 112 신고까지 접수도 됐지만, 후속 조치가 이어지지 않으면서 그로부터 두 시간여 후 벌어진 제과점 인질극을 막을 수 없었다.

강력 사건 중에서도 죄질이 가장 좋지 않은 흉기 인질극이 벌어진 시점도 경찰을 무안케 하는 대목이다.

경찰청이 주택가 강·절도와 조직폭력 등에 대한 100일간의 집중 단속을 펼치겠다고 밝힌 게 지난달 24일로, 경찰의 단속 발표한 지 1주일도 채 안 돼 강남 한복판에서 인질극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경찰이 신속하게 서울경찰청 인질협상팀을 동원, 범인을 설득해 인질이 된 여성을 풀어주도록 차분히 설득했고 범인이 투항하려다 말고 포크로 자해하려 하자 기민하게 제압해 인명 피해가 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인질로 잡혀 있던 M씨가 풀려나 매장 앞까지 걸어나와 서 있다 길바닥에 쓰러지는 장면이 목격될 정도로 정신적, 육체적 충격이 컸다는 점에서 좀 더 신속하게 상황을 종료하지 못한 현장 대처에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이번 사건은 2년 전 삼성동 백화점에서 일어난 묻지마식 인질극과 여러모로 닮았다. 인질극의 장본인이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는 점과 현장을 배회하다 그 자리에서 흉기를 확보해 소동을 일으킨 점 등이 비슷하다.

이에 따라 이번 인질극을 계기로 정신질환자의 강력범죄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정신질환자가 살인·강도·강간·방화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건수는 2008년 412건에서 2012년 501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살인범 중 정신질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8년 3.3%에서 2012년 4.6%로 늘어났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