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토요일 밤 강남 한복판 인질극…시민들 “두렵다”

토요일 밤 강남 한복판 인질극…시민들 “두렵다”

입력 2014-03-02 00:00
업데이트 2014-03-02 15:0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일주일에 세 번이나 오는 제과점서 이런 일이 나다니…”

1일 밤 서울 강남의 ‘노른자 땅’ 압구정역 인근에서 정신이상자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인질극이 빚어지자 시민들은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미지 확대
압구정 제과점, 풀려난 인질
압구정 제과점, 풀려난 인질 압구정 제과점, 풀려난 인질
2일 새벽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인근 제과점에서 50대 남성에게 인질로 붙잡혀 있던 여성이 풀려나 제과점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한 강남 지역인데다 사건 장소가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근처로 시민 통행이 잦은 번화가의 제과점이었고 주변에 아파트단지 등 주택가 밀집지역인 탓에 주민들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상황을 종합해보면 범인 김모(57)씨는 1일 오후 9시 33분께 제과점 주방에 들어가 빵을 자를 때 쓰는 톱날형 칼 두 자루를 들고 나와 여성 손님 M(48)씨를 붙잡고 인질극을 벌였다. 당시 매장 안에 있던 다른 손님들은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뛰쳐나왔으며 이어 경찰과의 대치 상황이 2시간 50분가량 진행됐다. 행인들은 이 과정을 제과점 대형 유리창을 통해 지켜보면서 마음을 졸여야 했다.

김씨는 2일 오전 0시 13분께 인질로 잡았던 M씨를 내보낸 데 이어 0시 25분에 경찰에 체포되면서 인질극은 종료됐다.

이런 토요일 밤 난동에 취재진은 물론 행인이 대거 몰리면서 인질극 현장 주변은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 시민은 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 소속 경찰관들의 설득 과정을 휴대전화를 이용해 촬영하는 등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사건이 난 제과점 옆 건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37)씨는 “이런 일은 처음 봤다”며 “압구정이 치안이 좋아 보이지만 이 근방에도 으슥한 곳이 많은데 앞으로 딸을 혼자 내보내기 어려울 것 같다”고 불안감을 표시했다.

압구정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 김모(19)군은 “일주일에 3번씩 오는 제과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무섭다”며 “이제 강남도 안전한 곳이 아닌 것 같다. 앞으로 밤에 무서워서 어떻게 다닐지 모르겠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해당 제과점의 본사 직원들도 달려나와 상황을 파악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들은 이번 일로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본사의 한 직원은 “회사에 근무하면서 이런 사례는 처음 본다”며 “아무도 다치는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다. 우리도 정확한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해당 매장은 인질극 상황 종료 직후 불을 끄고 문을 잠갔으며 아예 커튼을 내려 안을 볼 수 없게 만들었다.

시민들은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인 윤모(20)씨는 “처음에는 드라마를 촬영하는 줄 알았는데 나와보니 섬뜩했다”며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 살아서 순찰이 많다고 해도 걱정이 된다. 상습범의 신상 공개 같은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생 정모(30)씨는 “치안은 안전한 편인 것 같지만 개인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아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며 “사회안전망 구축 등 사회가 전반적으로 안정돼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