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선박 구조변경 땐 안전성보다 수익성에 집착”

<세월호참사> “선박 구조변경 땐 안전성보다 수익성에 집착”

입력 2014-04-23 00:00
업데이트 2014-04-2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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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의 여러 원인 가운데 ‘구조 변경’이 유력한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선박 구조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조선업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선박을 건조할 때는 안전성이 철저히 고려되지만, 구조 변경이나 안전검사 때는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울산지역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업체가 선박을 수주하면 먼저 기본설계에 착수한다.

이때 선주와 협의해 선박의 사양, 외형 윤곽 등이 결정된다.

최적의 선형이 결정되면 축척을 줄여 설계대로 모형선박(model ship)을 만든다.

이 모형선박은 물을 채운 수조에 띄운 뒤 해상 상황을 가정해 다양한 안전성을 실험하는 데 사용된다.

가령 높은 파도나 빠른 조류에서 선박이 얼마나 기울어지고 복원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테스트하는 것이다.

실험은 선주, 선박 안전성을 검사하는 선급단체의 감독관 입회 아래 진행된다.

선주와 선급단체 승인이 나면 상세설계에 돌입해 전장, 선장, 기장, 선실 등 세부적인 재원을 결정하는 상세설계가 진행된다.

이 과정 역시 선주와 선급단체의 승인이 있어야 마무리되며, 수주 이후 상세설계 마무리까지는 대략 10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설계가 확정되면 선박 건조에 돌입하며, 이때는 선주와 선급단체 감독관이 조선소에 상주하면서 시공 전 과정을 직접 감시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선박 구조 변경이나 안전검사 때는 선박 건조과정 수준의 노력이나 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선주들이 선박을 새로 건조할 때는 투자 대비 최상의 안전성을 도모하는 반면, 구조 변경이나 안전검사 때는 수익성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침몰한 세월호가 구조 변경을 통해 화물량과 승선 인원을 늘리면서도 화물을 과적하고 안전과 직결되는 평형수(밸러스트)는 도리어 줄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밖에 선박 검사를 하는 한국선급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점, 안전검사 과정에 선주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점 등도 건조 이후 단계에서 선박 안전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선과 비교하면 여객선을 운영하는 업체들은 영세한 편이어서 구조 변경이나 인력 운용 등 안전과 직결된 부분을 소홀히 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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