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 등처럼 바닥 갈라진 저수지…농민 한숨만

거북 등처럼 바닥 갈라진 저수지…농민 한숨만

입력 2014-07-14 00:00
업데이트 2014-07-1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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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말라 산간지방 식수난 지속…”올해 같은 가뭄은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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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저수율 ’바닥’…’피해 우려’
충남 저수율 ’바닥’…’피해 우려’ 충남도내 저수지 저수율이 ’104년만의 가뭄’이 들었던 2012년보다 낮아 농경 피해 등이 우려된다. 14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역 주요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이날 현재 41.9%로 지난해 74.7%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사진은 극심한 물부족 현상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서산 해미면 산수저수지 모습.
연합뉴스
”붕어는커녕 물도 없는데 누가 여기를 저수지라고 생각하겠어요.”

충북 진천군 초평면 일대의 초평저수지. 넓은 초지(草地)로 변해버린 이곳이 저수지라는 것은 알아채기 쉽지 않다.

이 저수지는 이미 한 달 전부터 바닥을 드러내면서 물속에 있어야 할 수초와 풀이 넓게 펼쳐져 있다.

사람 무릎까지 자란 풀 사이로 보이는 바닥은 곳곳이 갈라져 ‘거북 등’을 연상케 한다.

저수지에 띄워놓았던 낚시 좌대와 낚시꾼들을 실어 나르던 보트들도 대부분 뭍에 덩그러니 올라와 있어 올봄부터 이어진 가뭄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저수지 일부에 실개천 같은 물이 보이지만 충북지역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던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전국적으로 붕어 낚시터로 유명한 이곳은 이미 지난 5월부터 낚시꾼들의 발길도 끊겼다.

저수지 인근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이모(45)씨는 “물이 있어야지 낚시를 하지. 벌써 두 달 전부터 낚시꾼들이 아예 이곳을 찾지 않는다”며 “어쩔 수 없이 가게 문은 열어 놓지만 온종일 손님이 한 명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변모(59)씨도 “최근 10년간 가뭄 때문에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낸 건 처음”이라며 “저수지에 물이 빠지면서 식당 손님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봄 가뭄이 끝난 뒤에도 마른 장마까지 이어지면서 충북지역 다른 저수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14일 농어촌공사 충북지역본부에 따르면 도내 저수지 188곳의 저수율은 평균 42%에 불과하다.

작년 이맘때 저수율 78%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어서 농업용수 공급의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상수도 공급이 되지 않는 시골 마을은 먹을 물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월악산 기슭에 있는 제천시 수산면 오티리는 지난 5월 중순부터 마을 뒷산 계곡에 설치된 간이 상수도 시설이 말라 시의 급수 지원으로 생활하는 형편이다.

주민 박모(56)씨는 “두 달 전에 계곡물이 말라붙어 시 수도사업소 직원들이 사흘에 한 번씩 실어 나르는 물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며 “빨래는 고사하고 밥 지을 물도 부족한 형편”이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충주지역의 상황도 심각해 동량·금가·살미면 등의 7개 마을이 지난달 9일부터 급수지원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

주민 이모(65)씨는 “올해 같은 가뭄은 평생 처음 경험한다. 언제쯤 시원한 비가 내릴지 걱정”이라며 긴 한숨을 내쉬고 나서 하늘을 원망스럽게 바라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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