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블로그] 세월호 피로감?… 캠퍼스 간담회 ‘썰렁’

[현장 블로그] 세월호 피로감?… 캠퍼스 간담회 ‘썰렁’

입력 2014-10-03 00:00
업데이트 2014-10-03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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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 사회부 기자
오세진 사회부 기자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홍문관 앞. 지난 4월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은 김정해(단원고 안주현군 어머니)씨와 이지선(단원고 김도언양 어머니)씨가 캠퍼스를 방문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를 마련한 홍익대 학생들은 캠퍼스를 무심하게 걸어가는 학우들에게 호소했습니다. “세월호 유족분들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안타깝게도 간담회를 찾은 학생은 수십 명 정도였습니다. 서늘해진 날씨 속에 야외에서 진행된 탓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이후 20개 대학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학생은 줄곧 100여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참사 직후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던 대학가의 열기를 떠올리면서 ‘피로감’이 확산된 것은 아닐까 하는 씁쓸한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유족들은 “처음 2~3개월은 외부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 응원이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청년들이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유족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두 어머니는 아이들을 언급할 때마다 애써 눈물을 참았습니다. 주현군 어머니는 “우리를 감시하는 사람들 때문에 농성장 주변 커피숍도 쉽게 들어가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도언양 어머니는 “사고 발생 후 지금까지도 도언이 방의 불을 끄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어느덧 학생들도 눈물을 훔쳤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에 ‘유족들이 보상을 바란다는 이야기가 사실인가’, ‘대리기사 폭행 사건과 일반인 유족과의 갈등이 부각돼 상황을 잘 모르겠다’는 등의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두 어머니는 “학생들이 진실을 알기 위해 좀 더 노력해 줬으면 좋겠고, 말과 행동으로 이 세상을 바꿔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오는 16일이면 참사 발생 6개월입니다. 누군가는 유족들에게 ‘이제 그만하라’고 말하지만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여야가 특별법 제정에 합의했지만 끝난 것이 아닙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오세진 사회부 기자 5sjin@seoul.co.kr
2014-10-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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