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2~3일씩 굶는 아이들 많아”

“우리나라에도 2~3일씩 굶는 아이들 많아”

입력 2014-10-17 00:00
업데이트 2014-10-17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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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빈곤퇴치의 날… 고성훈 굿네이버스 아시아본부장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는 높이 3m에 달하는 종이로 만들어진 ‘초대형 옥수수’가 설치됐다. 지나던 시민들이 빈곤퇴치를 위한 다짐을 옥수수 알맹이에 빼곡히 적었다. 행사는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가 ‘세계 빈곤퇴치의 날’(10월 17일)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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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훈 굿네이버스 아시아권역본부장
고성훈 굿네이버스 아시아권역본부장
고성훈(39) 굿네이버스 아시아권역본부장은 “공정무역 제품을 한 번 사보고, 국제구호단체를 통해 일대일 후원 프로그램을 찾아보는 등 관심만 있으면 지구촌 빈곤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방법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2000년부터 굿네이버스에서 일한 고 본부장은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고 국제구호단체에서 일하게 된 것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표현했다. 노점상에서 과일 장사를 하던 그의 어머니는 과일이 다 팔리지 않으면 잼을 만들어 시장 뒤편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곤 했다. 고 본부장은 “빈곤 문제가 아프리카 등 먼 나라 문제라고만 생각하는 시민들이 많은데 우리나라에도 여전히 존재한다”며 “상담원 활동 당시 2~3일씩 굶으며 집에 혼자 방치된 아이들을 씻겨서 센터로 데려온 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결식아동은 41만 8000명에 이르렀다.

고 본부장은 2005년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이후 10년간 이곳의 빈곤퇴치와 지역개발을 위해 애쓰고 있다. 그는 “파키스탄, 네팔 등에서 직접 본 빈곤의 모습은 이야기로 듣는 것보다 훨씬 열악하다”며 “먹을 것이 없을뿐더러 주변에 병원도 없어 다리를 다친 딸을 3일 동안 업어 병원에 데려가는 아버지를 본 적이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고 본부장은 네팔 서북부 ‘무구’ 지역에서 밭을 개간해 사과나무를 심을 수 있도록 해주는 등 농업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절대빈곤에 처한 인구는 12억명에 이르고 전 세계 인구 8명 중 1명은 기아로 고통받고 있다”며 “17일 하루라도 빈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4-10-1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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