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깜깜이 채용’ 관행 구직자 반발… 불합격자 “필기·면접 점수 알려달라”
23일 취업준비생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기업들의 ‘깜깜이’ 채용 관행에 끙끙 앓던 구직자들이 시험 점수를 정보공개 청구하거나 서류 반환을 요구하는 일이 점점 늘고 있다. 정보공개 청구가 잇따르자 아예 필기 점수를 공개하는 공공기관도 생겼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필기시험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가 많이 들어와 하반기 공채부터 필기점수를 공개했다”며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상시근로자 300명 이상 사업장이나 공공기관 등은 구직자가 제출했던 서류를 전형 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노동계에서는 ‘0명, 00명 모집’이나 ‘협의 후 임금 결정’ 등 관행적으로 기업들이 정보를 제한하는 부분까지 공개가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대부분 공개채용이라고 말하지만 ‘을’(乙)의 입장인 구직자가 알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라며 “구직자 고충뿐 아니라 채용의 투명성을 위해서라도 필기·면접 점수나 근로조건 공개를 강제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14-12-24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