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인질범 의붓딸 사망시점은…혼란만 부추긴 ‘경찰’

인질범 의붓딸 사망시점은…혼란만 부추긴 ‘경찰’

입력 2015-01-14 17:11
업데이트 2015-01-14 17:1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진입작전 직후 ‘병원 옮겨져 사망’…뭇매 맞자 돌연 ‘진입 전 이미 사망’

안산 인질극으로 희생된 신고여성의 막내딸(16) 사망시점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이 부실 대응으로 막내딸의 희생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자, 돌연 막내딸의 사망시점을 정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3일 오후 2시 30분께 경찰은 특공대 진입작전 직후 현장에 있는 취재진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 막내딸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이후 병원과 소방당국을 통해 막내딸의 사망을 확인한 언론은 ‘위독한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막내딸이 결국 숨졌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오후 6시 신상석 안산상록경찰서장도 공식 언론브리핑에서 막내딸의 상태를 같은 내용으로 발표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 경찰이 인질사건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해 막내딸의 사망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하지만 경찰은 14일 오전 돌연 말을 바꿔 ‘막내딸은 이미 13일 오전 9시 38분부터 52분 사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정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당일에는 너무 정신이 없는 상황이어서 막내딸이 구급차로 옮겨졌다는 보고를 받고는 ‘위독하다’고 공표했던 것 같다”며 “조사된 내용을 근거로 볼 때 경찰이 개입하기 전 막내딸은 숨진 게 맞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밝힌 근거는 이 시간이 피의자 김모(47)씨와 신고여성 A(44)씨간 통화가 이뤄지지 않은 가장 긴 시간인데다, 생존한 큰딸(17)이 ‘엄마와 통화가 되지 않자 (김씨가)동생을 흉기로 찔렀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건 당일 오전 9시 20분부터 A씨와 통화가 연결된 김씨는 검거될 때까지인 오후 2시 30분께까지 거의 끊지 않고 A씨와 통화를 이어갔다. 다만 9시 32분부터 38분까지 6분, 38분부터 52분까지 14분간 통화가 끊겼다.

경찰은 앞의 6분간은 인질들이 결박을 풀고 탈출을 시도하다가 김씨에게 제압된 시간, 뒤의 14분간은 김씨가 막내딸을 살해한 시간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전 9시 38분 김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A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수신거부’로 설정돼 있어 연결되지 않자 막내딸을 살해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A씨가 112에 신고한 것이 오전 9시33분~36분이므로 경찰의 설명이 맞다면 막내딸은 경찰이 개입하기 전에 이미 숨져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경찰이 처음부터 막내딸의 사망 사실을 제대로 밝히지 않은 것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특히 경찰 협상팀이 13일 낮 12시 45분께 김씨와의 영상통화에서 이미 살해된 막내딸을 3초간 보고나서 인명피해가 있었던 사실을 처음 파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진입작전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 막내딸이 위독하지만 숨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았다’는 경찰의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질극 종료 당시엔 인명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여서 발표하려는 의도로 막내딸을 ‘중상’이라고 밝혔다가, 오히려 미흡한 대응으로 사망을 막지 못했다는 질타가 이어지자 의도적으로 말을 바꾼 것 아니냐는 것이다.

더구나 수사 책임자가 제대로 확인도 안된 인명피해 현황을 현장 기자들에게 공표한데다, 안산상록서장은 공식 언론브리핑에서조차 정확지 않은 정보를 전달한 것에 대해서는 경찰 안팎에서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 관계자는 “급박한 인질사건이더라도, 수사 관계자들이 피해자의 상태를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더구나 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에서 틀린 내용이 정식 브리핑을 통해 발표됐다면 수사 및 홍보 담당자들 모두 책임을 면키 어려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