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 학생 가족 등 세월호 순례단…”별이 된 아이들, 모두 잊고 편히 살길”
100배 하는 세월호 삼보일배 순례단
세월호 삼보일배 순례단이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의 인도에 따라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100배를 하고 있다. 2015.6.1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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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3시 35분 광화문광장에 도착한 이호진(57)씨. 딸 아름양과 함께 올해 2월 23일 전남 진도 팽목항을 출발해 111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순간이었다.
이씨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8반 고(故) 이승현군의 아버지다. 세월호의 조속한 인양을 촉구하며 팽목항에서 서울까지 삼보일배 고행을 했다.
이들 부녀와 시민 300여명으로 구성된 ‘세월호 삼보일배 순례단’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역광장을 출발해 광화문광장까지 삼보일배하며 이동했다.
순례단은 ‘반면교사’라고 쓰인 돛을 단, 길이 15m·너비 2m·높이 2.2m의 세월호 모형 배를 수레로 운반하며 한 걸음씩 발을 뗐다.
지난해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세례를 받은 이씨는 “작년에 세월호 사고를 알려야겠다는 일념으로 교황님을 만나 세례를 받았다”며 “이번 삼보일배로 모든 부모가 아이들의 희생을 알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씨를 비롯한 순례단은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백배사죄한다는 의미에서 100번의 절을 하는 것으로 삼보일배를 마무리했다.
이씨는 “별이 된 아이들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가서 이 세상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 잊고 편히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는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과 박재동 화백 등도 참석했다.
곽 전 교육감은 “일보 일보를 걸어 1천500리 길을 걸었고 일배 일배를 올려 30만배를 쌓는 과정에서 시민과 지역 주민이 힘을 보탰다”며 “삼보일배는 가장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이지만 가장 강한 저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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