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에게 돈 걷어 불법도박한 ‘얼빠진’ 교사

제자들에게 돈 걷어 불법도박한 ‘얼빠진’ 교사

입력 2015-08-13 11:31
업데이트 2015-08-1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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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캠프 보내주겠다” 학부모 40여명에게 1억 챙겨

제자들에게 해외캠프에 보내주겠다며 참가비 명목으로 돈을 걷은 뒤 이 돈을 불법도박사이트에서 탕진한 현직 교사가 경찰에 자수했다.

전북 전주의 한 중학교 체육교사인 김모(29)씨는 지난 3월 이 학교 교사로 부임했다.

부임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을 때부터 김씨는 학부모들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를 미국과 캐나다에 캠핑을 보내는 프로그램이 있다”며 100만∼200만원을 요구했다.

학부모들은 1주일간 북미에 머무는 비용치고는 싼데다 담임까지 맡은 교사가 사기를 칠 것이라는 생각은 못하고 선뜻 돈을 건넸다.

더구나 김씨는 방과 후 활동을 담당하는 체육교사였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의심을 쉽게 피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학부모들이 건넨 돈만 1억원이 넘었다.

김씨는 ‘학외선진문화체험’이라는 가정통신문까지 만들어 학부모들에게 발송하는 등 치밀한 범행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김씨는 이 돈을 가지고 스포츠 토토와 불법도박사이트를 드나들며 모두 탕진했다.

캠프를 가기로 한 여름방학이 시작됐으나 학교로부터 아무런 안내가 없자 학부모들이 학교에 문의하기 시작하면서 김씨의 범행은 들통이 났다.

범행이 알려지자 김씨는 지난 11일 경찰을 찾아 자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전 학교에서도 지인들에게 3억여원을 빌려 불법도박을 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다.

교육 당국은 사건이 불거지자 1급 교사 연수 중인 김씨에게 학교로 복귀하라는 근무명령을 내렸지만, 김씨는 현재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김씨가 꽤 오랜기간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오늘도 근무명령을 거부하고 학교에 출근하지 않았다”며 “이전 학교의 사건과 이번 사건을 병합해 징계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에 사용한 계좌를 압수하고, 피해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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