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사건 부상자 박씨 “범행동기, 경찰조사 끝나봐야…”

‘캣맘’사건 부상자 박씨 “범행동기, 경찰조사 끝나봐야…”

입력 2015-10-16 14:25
업데이트 2015-10-1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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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가 잡혔다니 다행인데 기분이 썩 좋지는 않네요.”

경기도 용인 ‘캣맘’ 벽돌 사망사건의 용의자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10살짜리 초등학생으로 밝혀진 16일 이 사건으로 머리를 다친 피해자 박모(29)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렇게 심경을 밝혔다.

지난 8일 사고 직후 경기도의 성남의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는 그는 대면 취재가 부담스럽다며 전화로 인터뷰에 응했다.

초등생 3명이 학교에서 배운 낙하실험을 한다며 옥상에서 벽돌을 던졌다고 진술했다는 경찰 발표에 대해 박씨는 “(범행 동기는) 경찰 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경찰 발표대로라면 이번 사건은 단지 초등학생의 과학적 호기심에서 비롯됐지만 한 사람이 사망하고 한 사람이 중상을 당했는데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불편함도 토로했다.

박씨는 “국민정서가 어떨까요. 정말 이게 맞는 건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초등생이 용의자로 밝혀지면서 ‘캣맘’을 노린 혐오범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박씨는 이런 분석에 대해서도 “경찰조사를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박씨는 당시 벽돌에 머리를 맞은 충격으로 두개골이 함몰되고 후두부에 10여㎝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당분간 입원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떠올리기 싫은 사고 당시의 순간도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숨진 박모(55·여)씨와는 지난달 초부터 아파트 단지에 사는 길고양이에게 한두번 밥을 챙겨주다가 알게 된 사이라고 했다.

어미 고양이가 새끼 3마리를 낳는 장면을 보고 8월부터 먹이를 주며 보살폈다는 얘기를 숨진 박씨에게 들었다고 했다.

그는 “사고 당일인 8일 오후 4시 20분쯤 (사고 지점인) 단지 앞 벤치로 나갔는데 아주머니(숨진 박씨)가 이미 나와계셨다. 고양이 집은 거의 다 만들어진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벤치 위에 스티로폼 박스를 놓고 둘이 함께 허리를 숙여 고양이 집을 만들고 있었는데 15분쯤 지났을까 아주머니와 제 머리에 거의 동시에 무언가가 떨어져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고 했다.

그는 “정신을 차리자마자 바로 119 소방서에 신고했다. 피가 나는데도 아픈줄 몰랐다. 경비아저씨를 부르려고 뛰어갔는데 지나가는 아주머니가 보여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나서 사람들이 달려왔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gaonnu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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