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은신중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 관음전 앞에서 지난 6일 경찰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경찰에 따르면 구 청장은 이날 오전 11시30분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를 찾아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 스님을 면담할 계획이다. 구 청장은 도법 스님이 한 위원장을 설득해 자진 퇴거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계종 측은 면담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스님이 만나주지 않으면 구 청장은 경찰의 입장을 담은 내용의 서한을 전달하기로 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한 위원장의 체포영장을 집행하겠다고 조계사 측에 요청하거나 물밑으로 조율하는 등 방안을 검토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며 한 위원장 검거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지휘부까지 나섰는데도 한 위원장이 스스로 나오지 않거나, 조계사 측이 그를 내보내지 않을 경우 경찰의 다음 단계 대응은 경찰력을 조계사에 투입하고서 영장을 강제집행하는 것밖에 남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 서울청장의 조계사 방문과 경찰청장의 공식 입장이 나온 뒤에도 한 위원장을 검거하지 못한다면 경찰은 영장을 강제집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14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1차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가하고서 경찰의 포위망이 강화되자 이틀 뒤인 16일 밤 조계사로 피신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조계사 경내로 공권력을 투입하지는 않은 채 한 위원장이 조계사에서 몰래 빠져나갈 가능성에 대비해 주변 경계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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