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불씨에 소백산 국립공원 뚫려…소방 헬기는 어디에

되살아난 불씨에 소백산 국립공원 뚫려…소방 헬기는 어디에

최여경 기자
최여경 기자
입력 2016-04-03 17:47
업데이트 2016-04-0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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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발생한 충북 단양군 소백산 화재가 어렵사리 지켜낸 소백산국립공원까지 번진 뒤에야 44시간여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불은 1일 오후 6시 16분쯤 단양읍 천동리 산 7번지 천동동굴 부근에서 처음 발생했다. 산림 3㏊가량을 태우고 27시간 만인 2일 오후 9시쯤 진화됐지만 3일 오전 4시쯤 천동리 산 9-1번지에서 다시 불길이 올라오면서 소백산국립공원 일부까지 넘어갔다.

단양군과 소백산국립공원 북부사무소는 1일 밤부터 새벽까지 ‘국립공원 사수대’ 50여명을 투입하고, 잔불 정리가 끝난 후에도 국립공원 방어를 하면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진화대원들이 철수한 뒤 2개 감시조가 현장에 남고, 대기 인력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뜬눈으로 밤을 보냈지만 후속 화재를 막아내지는 못했다.

3일 새벽 충북 단양군청에 차린 소백산 화재 종합상황실에 불씨가 되살아났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탄식이 터져나왔다. 매캐한 냄새와 함께 어둠 속에서 연기가 조금씩 보이자 감시대원들은 즉시 상황실에 신고하고 단양군은 오전 5시 15분에 전 직원 비상소집 명령을 내렸다.

헬기가 동원된 진화 작업으로 오전 9시 20분에 불길이 잡혔지만, 일부 지점에서는 국립공원 경계선을 넘었다. 전날 국립공원을 500m 남기고 불길을 저지했지만 이날 1㏊의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

사수대가 험한 산길을 뚫고 올라가 한쪽에선 열심히 물을 뿌리고 다른 쪽에선 불에 쉽게 타는 낙엽과 가지를 쉴 새 없이 긁어내 방화선을 치면서 불길을 막아낸 터라 아쉬움이 더 컸다.

소백산 화재 이후 일각에서는 산불 진화 체계에 대한 지적이 불거지고 있다. 산불 대책의 총책임자는 산림청장으로, 전국 산불 상황을 총괄하고 통제한다. 각 지역 산불의 1차 책임은 일선 지방자치단체와 지방 산림청, 국유림관리소에 있다. 산불이 난 지역에 따라 국립공원관리공단도 대응에 합류한다. 그러나 이들 기관 대부분이 헬기를 갖고 있지 않다. 소백산 화재처럼 산세가 험한 곳에서 불이 나면 소방차로는 접근이 불가능하다. 헬기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지만 산림청 소방 헬기는 강원도 원주를 비롯해 전국 11곳의 격납고에 45대밖에 없다.

단양군 관계자는 “산에서 불이 나면 진화 작업은 사실 헬기에 전적으로 기댈 수밖에 없다”며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방화선을 쳐서 확산 속도를 늦추고 잔불을 정리하는 정도가 전부”라고 말했다.

한편 화재 원인 파악에 나선 단양군 특별사법경찰관은 마을 주민 한모(62)씨를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다. 한씨는 지난 1일 오후 단양읍 천동리에 있는 자신의 밭에서 잡초 정리를 위해 불을 피웠다 실수로 소백산에 옮겨 붙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씨의 혐의 사실이 확인되면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단양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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