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3년 연속파업 돌입…19년 무분규 ‘물거품’

현대重 3년 연속파업 돌입…19년 무분규 ‘물거품’

입력 2016-07-15 19:15
업데이트 2016-07-1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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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첫 파업 돌입 전망…현대차와 23년만에 공동 분규 예상

현대중공업 노사의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과정은 조선 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조정까지 겹치면서 일찌감치 파업이 예고됐다.

회사가 정규직이 일하는 설비지원 부문을 분사하려 하자 ‘정규직을 비정규직화한다’며 노조가 곧바로 투쟁을 선언했다.

‘구조조정 저지 투쟁’을 공언한 백형록 노조위원장은 집회 때마다 “회사가 설비지원 부문에 대한 분사를 추진하고 있어 언제 비정규직이 될지, 임금이 반 토막 날지 불안하다”며 “올해 임단협에서 힘 있는 파업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파업을 예고했다.

2013년까지 이어진 현대중공업 노사의 19년 무분규 기록은 물거품이 되면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현대중공업은 벌써 3년째 파업을 코앞에 두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이 제대로 풀리지 않자 지난달 대의원들이 쟁의발생을 결의했다.

표면적으로는 임단협 교섭에 대한 불만이지만, 실상은 회사 측이 조선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추진 중인 구조조정에 맞불을 놓는 투쟁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주축인 국내 조선사 노조 모임인 조선업종 노조연대도 국내 조선업종 구조조정 분위기에 맞서 고용안정과 조선업종 지원 등을 촉구하며 20일 총파업을 선언했다.

‘조선 구조조정 반대’의 한목소리를 내며 국회에서 조선사 노조의 동반파업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올해 임금협상 중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이미 파업투표를 가결한 민주노총의 핵심 사업장인 현대차 노조와도 연대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되는 19일부터 나흘간 집중파업에 돌입한다며 으름장을 놨다.

조선업종 노조연대가 파업하기로 한 20일 현대중 노조는 민주노총 울산본부 주관의 태화강 둔치 울산 노동자대회에서 동참하는 방식으로 현대차 노조와 공동집회와 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23년 전 현대그룹노조총연맹(현총련) 시절 이후 처음 이뤄지는 현대차와 현대중의 연대파업이다.

이를 계기로 조선업종 노조연대나 현대중 노조, 현대차 노조는 앞으로 공동투쟁 전선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 노조는 2014년부터 강성 노조가 집행하면서 상급 노동단체가 아닌 민주노총과 연대를 강화하는 등 새로운 밀월관계를 꾀하고 있다.

민노총과 현대차 노조도 기회만 되면 기자회견이나 집회를 열며 현대중 노조의 투쟁을 지지했다.

현대중 노조는 합리 노선의 집행부 시절 2004년 산별노조 시대에 앞서 민노총과 금속연맹과 같은 상급 노동단체에서 분리해 10년 넘게 독자 노선을 걸었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3년째 조선업 위기로 적자 경영에다 노조의 파업까지 겹치자 답답한 심정을 토로한다.

현대중 관계자는 “지금은 파업할 때가 아니다”며 “최악의 조선업 위기로 많은 국민이 걱정하고 고객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소상공인들도 “안 그래도 조선업 위기 때문에 장사가 안 되는데 노조가 파업까지 하면 경기가 더 얼어붙을까 걱정”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동구 지역상가나 전통시장 등지는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매출이 예년보다 20∼30% 이상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민들은 “회사가 어려울 때는 파업보다는 상생의 분위기 속에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먼저”라며 “노사 화합과 대화를 통한 임단협 타결을 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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