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어떻게 해야 하나”…경주 포기 학교들 ‘고민’

“수학여행 어떻게 해야 하나”…경주 포기 학교들 ‘고민’

입력 2016-09-23 14:06
업데이트 2016-09-2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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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경주로 수학여행을 잡았다가 지진 여파로 일정을 취소한 강원도 내 한 초등학교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수학여행을 아예 포기하자니 그동안 추진해온 계획이 물거품이 되는 데다가 계약 파기에 따른 위약금을 여행사 등에 물어줘야 하고 행선지를 변경하자니 관련 업무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진 피해를 본 경주지역 수학여행을 포기하거나 연기하는 학교가 늘어나면서 이들 학교가 가을철 수학여행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각급 학교의 수학여행에는 계획수립에서 실행까지 보통 수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의견수렴, 현지답사,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코스 확정, 여행사 선정, 숙박업소 관광지 예약, 안전대책 수립 등 거쳐야 할 절차가 한둘이 아니다.

이 때문에 2학기 수학여행 일정은 대부분 1학기에 확정된다.

따라서 경주로 수학여행을 계획했다가 지진 여파로 경주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한 학교들은 갑작스럽게 닥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해 하고 있다.

이는 이미 짜인 수학여행 일정을 하루아침에 바꾸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가을철 수학여행이 대부분 10월에 집중되다 보니 일정을 다시 잡기에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때에 따라서는 1∼2번 현장답사를 해야 하는 데다가 숙박업소 예약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학여행을 취소할 경우 이미 계약한 여행사 등에 적지 않은 위약금을 물어줘야 해 완전 취소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들 학교는 현재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수학여행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의견을 수렴 중이다.

의견수렴 절차를 끝낸 일부 학교는 하루 일정의 현장체험학습 등 다른 프로그램으로 수학여행을 대체하기로 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행선지를 변경해 여행을 추진 중인 학교도 나오고 있다.

이달 28일부터 사흘간 6학년생 70여 명이 경주로 수학여행을 가려다 취소한 영동지역의 한 초등학교는 학부모 의견수렴결과 행선지를 변경해 추진하기로 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학교 관계자는 “수학여행을 추진하자는 의견이 많아 가기로 했다”며 “서울 지역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주 여행을 포기한 영동지역의 또 다른 초등학교 역시 다음 달 말 다른 곳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것으로 일정변경을 추진 중이며 원주지역의 한 초등학교도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춘천지역의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일단 경주로 가는 것은 포기했다”며 “다른 곳을 정할지 아니면 현장학습 등 대체프로그램으로 바꿀지 학부모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급하게 행선지 변경을 추진하는 학교들이 나오면서 국내 수학여행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관련 관련 업계는 행선지를 변경해 수학여행을 추진하는 학교는 많지 않으리라고 전망한다.

강원 속초 설악동숙박업협회 관계자는 “수학여행은 계획수립 단계에서부터 실행에 옮기기까지 복잡한 절차가 필요한 데다가 여러 가지 제약요인도 많아 행선지를 변경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주지진 이후 설악동에는 아직 행선지변경에 대한 문의가 없는 상태”라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강원도에서는 이달 경주로 수학여행을 가려다 취소하거나 연기한 학교는 20개교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8개교는 일단 연기했고 나머지 12개교는 취소 또는 장소를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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