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박근혜 면담 앞두고 ‘더 압박 안 했으면 좋겠다’ 생각”

신동빈 “박근혜 면담 앞두고 ‘더 압박 안 했으면 좋겠다’ 생각”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7-09 20:39
업데이트 2018-07-0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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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건 2심서 “면세점 탈락도 정부 압박으로 느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6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을 앞두고 “정부가 더이상 압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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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향하는 신동빈
법정 향하는 신동빈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7.9
연합뉴스
신 회장은 9일 서울고법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국정농단 사건의 항소심 속행공판에서 피고인 신문 도중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에 나설 당시의 심정을 이같이 밝혔다.

신 회장은 변호인이 “경영권 분쟁 이후 공정위와 국세청, 금감원 등에서 집중 조사를 시작해 당시 피부로 전방위 압박을 느꼈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변호인이 “대통령이 본인을 나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냐”고 묻자 “그렇게 많이 걱정했다”고 답변했다.

신 회장은 변호인이 “경영권 분쟁으로 대통령이 피고인을 나쁘게 보는 것 같고, 정부 압박도 들어오는데,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면세점 좀 봐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묻자 “상상도 못 할 일”이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하기 전에 당시 이인원 부회장, 황각규 사장을 불러 대통령과 나눌 이야기를 상의했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두 임원은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으니 대통령에게 사과하고, 앞으로 국가 경제에 최선을 다할 테니 너그럽게 봐달라고 하자’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신문 내용을 듣던 재판부는 신 회장에게 “2015년 롯데 월드타워 면세점이 특허 심사에서 탈락한 것도 롯데에 대한 정부 압박의 일환으로 여겨졌느냐”고 물었다. 신 회장은 “저희가 떨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떨어져서 그렇게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또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을 앞두고 이인원 등과 상의하면서 ‘너그럽게 봐줬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왔다는데, 그 내용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신 회장은 이 질문에 “당시엔 계속 국세청이나 여러 조사를 받고 있었다. 그런 게 너무 한꺼번에 들어오니까 우리가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그런 면에서 앞으로 우리도 좀 조용해지니 더이상 압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런 의미였다”고 답했다.

신 회장은 그로부터 며칠 뒤 박 전 대통령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스포츠 육성을 위한 자금 지원 요청을 받았다.

신 회장의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 신문을 끝으로 국정농단 사건의 심리를 마무리했다.

재판부는 11일부터는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 총수 일가의 ‘경영 비리’ 사건의 항소심 심리에 들어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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