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 돈 뺏으려 중국인 환전상이 조폭 고용
서울의 한 특급호텔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중국·대만 폭력배들의 ‘칼부림’이 벌어졌다. 보이스피싱으로 10억원을 국내에서 챙긴 사기단이 이를 중국 위안화로 바꾸려다 환전상이 고용한 조직 폭력배에게 되레 돈을 빼앗기고 중상을 입었다.서울 광진경찰서는 2일 중국인 이모(28)씨와 이씨에게 1억원을 받기로 하고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폭력을 휘두른 장모(21)씨 등 대만 국적의 폭력배 5명을 포함한 총 6명을 강도살인미수 혐의로 구속했다. 장씨 일당이 지난달 24일 오후 6시쯤 서울 광진구의 한 호텔 객실에서 김모(35)씨 등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 일당이 휘두른 흉기에 김씨는 머리를 다쳤고 또 다른 이모씨는 가슴을 심하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호텔 객실에 2명이 흉기를 맞고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이 사건을 수사하다 피해자 김씨 등이 보이스피싱 범죄로 가로챈 돈을 장씨 일당에게 빼앗긴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 역시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김씨 등은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검찰청 검사를 사칭해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환전상은 보이스피싱 불법 자금을 빼앗아도 이를 신고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총책과 인출책 등 공범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2015-06-03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