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Health Issue] (31) 당뇨망막병증

[Weekly Health Issue] (31) 당뇨망막병증

입력 2010-08-16 00:00
업데이트 2010-08-16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고혈당 지속되면 망막 모세혈관 증식해 실명

당뇨가 가장 치명적인 위해를 가하는 인체 부위는 혈관이다. 혈관이 고혈당 상태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갖가지 부작용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 때문이다. 당뇨망막병증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하는 질환이다. 당뇨병을 가진 사람의 망막에서 모세혈관이 이상 증식을 해 생기는 당뇨망막병증은 우리나라 실명 원인 1위에 오를 만큼 위협적이지만 당뇨병 환자들조차도 이런 위험성을 간과하기 일쑤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당뇨병에는 많은 관심을 쏟으면서도 당뇨합병증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갖는 것이다. 이런 당뇨망막증에 대해 건양대 김안과병원 김종우 망막병원장으로부터 듣는다.

이미지 확대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이 망막의 혈관을 이상 생성시켜 종국에는 실명에 이르게 하는 질환이다. 사진은 김안과병원 김종우 망막병원장이 망막병증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김안과병원 제공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이 망막의 혈관을 이상 생성시켜 종국에는 실명에 이르게 하는 질환이다. 사진은 김안과병원 김종우 망막병원장이 망막병증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김안과병원 제공
●당뇨망막병증이란 어떤 질환인가.

당뇨 환자에게 빈발하는 4대 주요 합병증 중의 하나가 당뇨망막병증이다. 고혈당으로 인하여 망막의 모세혈관에 변화가 생겨 망막 출혈 등의 여러 합병증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한 실명이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원인은 무엇인가.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다른 혈관들처럼 망막의 모세혈관도 파괴되고, 이에 따라 혈액순환 장애가 생기게 된다. 이 때 망막세포는 더 많은 산소를 공급받기 위해 스스로 새로운 혈관을 만들 수 있는 여러가지 인자, 즉 신생혈관 형성인자들을 생성·분비하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혈관들은 비정상적인 혈관들로, 혈관 벽이 매우 약해 작은 충격에도 출혈이 생기고 이런 현상이 되풀이 되어 증식성 막의 생성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게 된다.

●모든 당뇨병이 이런 망막증으로 발전하는가.

일반적으로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을 오래 앓으면 혈당의 조절과 관계없이 발생한다. 즉 당뇨 유병기간이 길면 거의 모든 환자에서 발병한다고 보면 된다. 미국 위스콘신주의 당뇨망막증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1형 당뇨병의 경우 진단 후 20년이 경과하면 99%의 환자에서, 2형 당뇨병은 진단 후 20년이 지나면 약 60%에서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유병률과 최근의 발병 추이를 설명해 달라.

앞서 말한 위스콘신주 연구가 대표적인 당뇨망막병증 유병률에 대한 역학보고이며, 국내에서는 아직 대규모 역학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1999∼2009년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이 망막질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당뇨망막병증 환자가 11년 사이에 무려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40∼50대가 많았으니 최근에는 20대 여성이 부쩍 늘었다. 이는 당뇨를 가진 여성이 임신을 하면서 당뇨망막병증이 빠르게 악화되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특히 20대 여성환자가 느는 점이 주목할만 한 추세다.

●당뇨망막병증이 늘고 있다고 했는데,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가장 큰 원인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식생활 양상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식생활의 서구화로 당뇨 유병률이 높아지는 것이 문제가 된다. 뿐만 아니라 당뇨병에 대한 치료 체계가 크게 좋아지면서 환자의 생존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당뇨 유병기간이 길어진 것도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당뇨 유병기간이 길어지면 당뇨망막증 발생빈도도 당연히 높아진다.

●망막에서의 혈관 증식이 문제인데, 이를 원칙적으로 차단할 수 없나.

아직까지 당뇨병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혈관 증식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적절할 시기에 ‘범망막 레이저광응고술’을 받으면 신생혈관의 생성을 일정 부분 억제할 수는 있으며, 최근에는 항체주사가 개발돼 망막 혈관 증식을 억제하는데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증상은 무엇이며, 본인이 이를 어떻게 자각할 수 있나.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는 전혀 증상이 없으며, 당뇨망막병증으로 시력 저하 등의 증상이 발생했다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당뇨 환자는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주기적으로 안과에서 망막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

안과에서 산동검사 후 안저검사를 통해 망막 내의 출혈, 삼출물 및 신생혈관 발생 등에 대한 검사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만약 안저검사에서 이상 변화가 보인다면 추가로 형광안저촬영 및 망막단층촬영을 시행해 보다 정밀한 진단을 내리게 된다.

●병기 및 유형에 따른 치료법을 상세히 설명해 달라.

당뇨망막병증은 크게 비증식성과 증식성으로 구분한다. 비증식성은 망막에서 출혈과 삼출물 등이 관찰되는 시기로, 이 때는 대부분 주기적으로 경과를 관찰하면서 지켜보게 된다. 증식성은 망막에 신생 혈관이나 증식성 막 등이 발생해 유리체 출혈, 견인망막박리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게 되는 단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증식성과 비증식성의 구별하기 위해서는 신생혈관의 발생 여부를 기준으로 삼는다.

아주 심한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과 초기의 증식성 당뇨망막병증 모두 범망막 레이저광응고술을 통해 병증의 진행을 막거나 지연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레이저 치료 후에도 진행하는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나 심한 유리체 출혈, 심한 견인망막박리 등이 나타나면 유리체 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 또 당뇨망막병증 환자가 황반부종을 보일 때는 시력 저하를 막기 위해 안구내 항체·스테로이드 주사나 레이저 치료 등으로 부종을 감소시켜 시력을 지키기도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2010-08-16 24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