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비상-깨지는 통설] ‘사이토카인 폭풍’ 건강해도 치명적

[메르스 비상-깨지는 통설] ‘사이토카인 폭풍’ 건강해도 치명적

홍인기 기자
홍인기 기자
입력 2015-06-15 18:16
업데이트 2015-06-1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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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질환 없으면 안전? (X)

보건 당국은 메르스 감염에 따른 증상을 설명하며 “건강한 사람은 증상이 발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고령이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아니면 메르스에 감염돼도 독감 정도의 수준에서 회복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기존에 병이 없었던 51번째 환자(72·여)와 81번째 환자(62)가 사망하면서 보건 당국의 논리는 설득력을 잃고 있다. 기존과는 다른 감염자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15일 보건 당국에 따르면 메르스 사망자 16명 가운데 14명은 만성호흡기질환·암·당뇨 등 기존에 앓던 병이 있었지만, 나머지 2명(51번째·81번째 환자)은 별다른 질환이 없는 상태였다. 81번째 환자는 지난달 28일 삼성서울병원에 친척 병문안을 갔다가 감염돼 지난 7일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격리 치료를 받았다. 이 환자는 특별한 질환이 없었지만, 호흡곤란과 폐렴이 악화돼 지난 14일 사망했다. 51번째 환자도 고령이라는 점 말고는 앓고 있던 병이 없었으나, 치료 중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지난 12일 숨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브리핑에서 “임상기록 등을 통해 어떤 부분이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동지역 임상 사례를 보면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위험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다른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기저질환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감염 이후 증상이 약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현재 치료 중인 120명의 확진자(사망·퇴원자 제외) 가운데 17명은 불안정한 상태다. 특히 삼성서울병원 의사인 35번째 환자(38), 평택 경찰관인 119번째 환자(35)는 모두 30대로 비교적 건강한 상태였지만 상태가 안정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두 사람은 면역력 부작용인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인해 악화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방지환 서울대 의대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이토카인 폭풍은 바이러스를 죽이려는 면역작용이 신체 내 다른 부분을 망가뜨리는 부작용”이라면서 “메르스뿐 아니라 모든 감염질환에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5-06-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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