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사당국 “피의자 신분 조사” 문책 아닌 형사처벌 가능성 커
군 수사당국이 2012년 총선과 대선 때 국군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관련 댓글 관여 의혹으로 논란이 됐던 연제욱(소장), 옥도경(준장) 전 사이버사령관을 형사 입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장성이 당시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요원들이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옹호하거나 비판한 글을 작성하는 데 일정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돼 형사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군 소식통은 6일 “국방부 조사본부가 연제욱, 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을 지난달 중순 정치 관여 혐의로 형사입건했다”면서 “이들은 불구속 상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조사본부가 조만간 군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면 군 검찰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해 12월 정치글 작성의 몸통으로 이모 사이버심리전 단장을 지목하면서 “전현직 사령관은 사이버심리전 단장에게 정치 관여 지시를 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조사본부는 당시 심리전단 요원들이 작성한 정치 관련 글은 1만 5000여건, 정치글은 2100여건이라고 발표했지만 이후 수사 진행 과정에서 삭제된 게시물을 복원하자 정치 관련 글 3만여건,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글이 6000여건으로 늘어났다.
연 소장은 2011년 11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옥 준장은 2012년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사이버사령관을 맡았다. 이들에 대해서는 군 당국이 지휘 책임을 물어 문책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이번에 조사본부가 이들을 형사입건하면서 형사 처벌 가능성이 커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4-07-07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