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커 레바논 감독 “라마단 단식 영향으로 선수 컨디션 저조”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은 레바논과의 월드컵 예선 첫 경기를 통해 한일전 이전의 팀 기량과 컬러를 되찾았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2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 레바논과의 홈경기에서 6-0 대승을 거둔 뒤 기자회견에서 “원래의 모습으로 다시 변신했다”며 이 같이 평했다.

한국은 이날 박주영(아스널)의 해트트릭에 이어 2골을 넣은 지동원(선덜랜드)과 김정우(상주)의 릴레이 골이 터져 6-0으로 레바논을 완파했다.

대표팀은 올해 초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의 은퇴에 이청용(볼턴)의 최근 부상 등으로 전력 누수를 겪었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달 10일 치른 한·일전에서 완패(0-3)를 당했다.

조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원래의 팀으로 변신했다”며 이날 경기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치르는 예선 모든 경기에서 오늘처럼 우리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팀 컬러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기분 좋은 첫 승을 거둔 뒤 곧바로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해 쿠웨이트로 떠난 조 감독은 7일 쿠웨이트와의 원정 2차전에서도 승리를 다짐했다.

그는 “쿠웨이트가 레바논보다는 기술적으로 상당한 우위에 있는 팀이지만 우리 코치진이 전술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상대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까지 세밀하게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어 “파악한 내용을 토대로 우리 팀 페이스대로 경기 흐름을 지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오늘 경기처럼 상대 진영에서 강한 포어체킹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한 박주영을 당분간 측면 요원으로 쓸 계획이다.

그는 “박주영이 100% 컨디션이 올라올 때까지는 측면에서 활용할 생각”이라며 “중앙 스트라이커로 투입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요하네스 부커 레바논 감독은 “한국은 차원이 다른 팀이어서 솔직히 오늘 이기기보다는 다른 경기를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치렀고 예상대로 한국이 일방적인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부커 감독은 “한국의 팀워크와 패스 모두 인상적이었다”며 “한국과 일본은 중동 어느 국가와 견주어도 우위에 있다. 스피드와 힘에서 절대적으로 우세하고 120분간 뛸 수 있는 지구력도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최근 중동 국가에서 라마단을 거치며 단식을 하는 바람에 선수들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쿠웨이트와의 경기도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한국 입장에서 쉬운 경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