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진·주루·수비 강화 구상 밝혀

1992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서 은퇴 후 20년 만에 사령탑으로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시진(54) 감독은 “자신이 없었다면 감독직을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표명했다.

롯데호의 새 선장이 된 김시진 감독은 7일 경남 김해 상동구장을 찾아 아시아클럽 대항전인 아시아시리즈 개막을 하루 앞두고 훈련 중인 롯데 선수들과 첫 상견례를 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열심히 하자”며 인사말을 건넸고 황재균, 고원준 등 과거 넥센 감독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선수들에게는 “또 보네”라는 말을 건네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그는 “롯데 선수 시절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면서 “선수 때 못했던 것을 감독으로서 보여주라는 뜻으로 감독직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라운드에서 땀을 많이 흘리면 그만큼 보답이 돌아온다”면서 “우승이나 승리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팬들에게 납득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넥센 시절에는 선수 육성이 중요했다. 반면 롯데는 선수층이 두텁다”면서 “더 강한 모습,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투수 조련사’로서 명성이 높은 김 감독답게 내년 시즌 롯데 마운드 재건에 역점을 두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롯데는 중간투수진이 탄탄해졌다. 이젠 선발진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이닝을 길게 책임질 수 있는 선발진 5명을 키우겠다”고 예고했다.

아울러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도루사(死)를 겁내지 말라고 주문할 예정”이라며 “많이 뛰다가 죽어봐야 사는 방법을 깨달을 수 있다”며 주루 부문에 신경 쓰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프로 선수라면 그 방면의 전문가다. 다른 사람들보다 실수가 적어야 한다”면서 “야수들이 안타성 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내는 것보다 정확하게 잡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롯데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다른 팀에 있을 때 롯데의 방망이가 항상 부러웠다”면서 가장 큰 약점인 선발진과 주루 부문을 개선하고 잔 실수 등을 줄이면 롯데가 균형잡힌 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감이 없었으면 감독직을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내년 시즌 성적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8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아시아시리즈에서 지휘봉을 권두조 수석코치 겸 감독대행에게 맡기고 현장에서 관전만 할 예정이다. 아시아시리즈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메모해서 마무리훈련에 반영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김 감독의 정식 취임식은 아시아시리즈 폐막 다음 날인 12일에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