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경기 치러 1승도 못 올린 클럽 서포터 “웃으며 응원 가요”

29경기 치러 1승도 못 올린 클럽 서포터 “웃으며 응원 가요”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3-26 10:18
업데이트 2018-03-2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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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의 웃음이요? 엄청나죠.”

올 시즌 스코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 리그) 29경기를 치르는 동안 4무25패로 한 경기도 승리해보지 못한 브레친 시티의 서포터 클럽 회장인 딘 워커(24)의 넋두리다. 이 나라 어느 축구 그라운드를 찾든 “이길 때만 노래 부른다(You only sing when you’re winning)”는 응원 구호를 들을 수 있지만 워커에게는 정말 먼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그리녹 모턴에 0-2로 지며 9위 덤바턴과의 승점 차가 23으로 벌어져 다음 시즌 강등이 확정됐다. 리그 일곱 경기가 남았는데 지금까지 영국 전체 시니어 리그를 통틀어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친 팀은 없어 브레친 시티가 치욕스러운 첫 기록을 남길지 주목된다.

워커는 26일 BBC 스코틀랜드와의 인터뷰에서 “시즌 대부분은 매우 재미있었다”며 “기억하는 한 난 늘 브레친 시티를 따라다녔다. 게임을 보러가고 상대를 물리치길 기대했다. 여러분은 그저 웃어넘기겠지만 난 여전히 우리가 1승이라도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1906년 창단된 유서깊은 이 클럽은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레이스 로버스, 알로아 애슬레틱을 물리치고 승격의 기쁨을 누렸는데 이제 아주 오래 전 추억이 돼버렸다. 그래도 워커가 중심이 된 서포터 클럽은 버스에 20~25명이 올라 홈과 원정 경기를 따라 다닌다.

워커는 “우리는 세인트 미렌, 던디 유나이티드처럼 위 순위 팀들과도 잘 싸웠는데 그저 옆그물이나 뒷그물을 때린 슛이 많았을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여느 팀 팬들처럼 헤드폰을 낀 채 음악을 듣거나 진짜 웃으며 간다.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푹 숙이고 가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파트타임 선수가 많은 브레친 시티는 여러 모로 전력이 챔피언십 다른 클럽보다 열악할 수밖에 없다. 워커는 “어디 있느냐에 따라 더 크고 잘하는 선수들을 모을 수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구단은 어려움을 겪는다. 만약 글래스고에 있다면 훨씬 유력한 선수들을 모으기가 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강등돼 리그원(3부 리그)에서 다음 시즌을 보내더라도 “대단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오는 31일 팔커크(승점 34)와의 리그 경기에서 1승이라도 거둔다면 대단히 기뻐 날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워커는 그 전에 27일 스코틀랜드와 헝가리의 A매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부다페스트를 다녀온다. 스코틀랜드 대표팀과 브레친 시티 중 누가 더 골치 아프게 하는지 묻자 워커는 웃으며 “솔직히 둘다인데 내 생각에 스코틀랜드가 먼저 1승을 올릴 것 같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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