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 1라운드 성적표

조별리그 1라운드 성적표

입력 2010-06-18 00:00
업데이트 2010-06-18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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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1라운드의 가장 큰 특징은 톱시드의 부진이다. 4년을 기다렸고, 밤잠을 설쳤건만 실망을 안긴 나라들이 많았다. 톱시드일수록 손발을 맞출 시간이 적고, 조별리그 이후를 염두에 둔 장기레이스 전략으로 나서는 터라 ‘슬로스타터’일 가능성이 높다는 걸 위안으로 삼을 뿐이다. 톱시드를 배정받은 8개국 중 승리를 맛본 나라는 브라질(FIFA랭킹 1위), 독일(6위), 네덜란드(4위), 아르헨티나(7위) 등 4개국뿐. 심지어 ‘무적함대’ 스페인(2위)은 역대 전적 15승3무로 압도했던 스위스(24위)의 뒷걸음질에 밟혀 1라운드 최대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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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은 최근 월드컵 성적과 FIFA랭킹, 지역예선 성적, 대륙별 가산점 등을 합산해 상위 7개국과 개최국에 1번시드를 부여한다. 조별리그에서 강팀을 피하도록 특혜를 받은 개최국을 제외하면 대체로 톱시드 국가를 우승후보라고 봐도 무리는 없는 셈.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달랐다. 1번시드 중 ‘명불허전(名不虛傳)’은 독일뿐. 평균연령 24.9세로 역대 독일의 월드컵 스쿼드 가운데 가장 어렸지만 호주(20위)를 여유있게 요리할 만큼 능숙했다.

세대교체를 통해 독일 특유의 조직력과 파괴력에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을 평정했던 프랑스의 세련미를 더했다. 1라운드 결과만 놓고 보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5차례나 우승컵을 들어 올린 세계최강 브라질과 첫 우승을 노리는 네덜란드는 대놓고 대문을 걸어잠근 상대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브라질은 ‘사즉필생’의 각오로 나선 북한(105위)의 밀집수비를 뚫지 못하다가 간신히 이겼다. 네덜란드 역시 최전방 공격수 니콜라스 벤트네르를 제외한 10명이 수비에 치중한 덴마크(36위)에 힘겨운 승리를 챙겼다. 아르헨티나도 나이지리아(21위)에 신승을 거뒀다.

‘디펜딩챔피언’ 이탈리아(5위)와 ‘축구종가’ 잉글랜드(8위)는 각각 한 수 아래로 얕봤던 파라과이(31위), 미국(14위)과 승점을 나눴다. 개최국 남아공(83위)은 1무1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자칫 ‘개최국은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적이 없다’는 월드컵 징크스마저 깨질지도 모른다.

톱시드 국가의 부진과 달리 아시아의 약진은 돋보였다. 한국(47위)은 유로2004 챔피언 그리스(13위)를 상대로 한 단계 높은 축구를 가르쳤다. 일본(45위)도 한 수 위의 상대 카메룬(19위)을 꺾는 작은 이변을 일으켰다.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에서 둥지를 옮겨온 호주를 빼면 준수한 성적이다.

반면 홈그라운드나 다름없는 환경에서 뛰고 있는 아프리카 6개국의 성적표는 참담하다. ‘검은 별’ 가나(32위)가 동구의 강호 세르비아를 1-0으로 꺾은 게 유일한 승리다.

믿었던 코트디부아르(27위)는 포르투갈(3위)과 비기는데 그쳤다. 알제리(30위)와 카메룬, 나이지리아는 각각 슬로베니아(25위)와 일본, 아르헨티나에 무릎을 꿇었다. 익숙한 기후와 잔디, 홈팬들의 성원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성적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0-06-1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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