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결산> ⑨징크스여, 안녕

<월드컵결산> ⑨징크스여, 안녕

입력 2010-07-11 00:00
업데이트 2010-07-11 11: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2010 남아공 월드컵은 월드컵사에 징크스가 무너진 대회로 기록될 만하다. 오랫동안 여러 대회를 거치며 굳어진 법칙과 징크스가 속속 깨져 나갔기 때문이다.

대회 초반 가장 유명한 법칙이 깨졌다. 개최국은 2라운드에 무조건 나간다는 전통이다.

이 전통은 1930년 월드컵 첫 대회가 열린 이래 단 한 번도 깨지지 않았다. 개최국은 관중 응원과 심판 판정 등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얻을 수 있어서 그동안 큰 어려움 없이 1라운드를 통과했다.

하지만 남아공은 A조에서 1승1무1패로 조 3위에 그치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프랑스에 큰 점수 차로 이기면 2라운드에 나갈 수 있었지만 1-0 1골차 승리에 그쳤다.

남미팀과 유럽팀이 돌아가면서 우승을 차지한다는 법칙도 무너졌다.

1962년 칠레 대회 이후 월드컵 우승컵은 대회마다 남미와 유럽이 번갈아 가져갔다. 지난 대회에서 독일이 우승해 이번에는 남미 차례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네덜란드와 스페인이 결승에서 만났다.

네덜란드와 스페인은 또 유럽 팀은 유럽 대륙에서 월드컵이 열릴 때만 우승한다는 공식도 날려버렸다.

유럽은 그동안 월드컵에서 9차례 우승했는데 비유럽 대륙에서는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초반 남미의 강세에 휘둘리며 고전했지만 결국 결승에서는 유럽팀만 살아남으면서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특히 스페인은 13차례 본선 무대를 밟은 끝에 80년 만에 결승에 진출, ‘월드컵 불운’을 날렸다. 또 역대 월드컵에서 2무1패를 안겼던 독일을 준결승에서 이기면서 ‘독일 징크스’도 깼다.

지켜진 공식도 있다. 하지만 깨진 징크스보다 유명하지는 않다.

’FIFA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를 배출한 국가는 다음해에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첫 손에 꼽힌다.

1991년 제정된 ‘올해의 선수상’은 로베르토 바조(1993년 이탈리아), 호나우두(1997년 브라질), 루이스 피구(2001년 포르투갈), 호나우지뉴(2005년 브라질)에게 돌아갔고 다음해 월드컵에서 소속 나라는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작년 수상자인 리오넬 메시가 아르헨티나 우승의 걸림돌이 됐다.

‘개최국 첫 경기 불패’의 전통도 지켜졌다. 남아공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를 맞아 1-1로 비기는 데 성공했다.

또 ‘점쟁이 문어’와 ‘펠레의 저주’는 끝까지 대단한 위력을 발휘해 화제를 모았다. 문어가 찍은 팀은 승승장구했고 다른 대회에서와 마찬가지로 펠레가 지목한 팀은 줄줄이 미끄러졌다.

펠레는 개막을 앞두고 브라질과 스페인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다. 16강전을 앞두고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 가운데 한 팀이 우승할 것으로 예상했고, 결승에서 브라질이 독일과 아르헨티나 중 한 팀과 대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8강전에서 패했고 독일은 준결승전에서 고향행 비행기에 올라 ‘펠레의 저주’를 확인시켰다.

독일의 ‘점쟁이 문어’ 파울은 스페인과 4강전까지 독일이 치른 경기의 승패를 정확히 예측했다. 예언의 내용은 경기를 하게 될 두 나라 국기가 그려진 유리상자에 홍합을 넣고 파울이 어느 쪽 홍합을 먹느냐에 따라 정해진다.

조별리그에서 독일이 호주와 가나에 승리하고, 세르비아에 패할 것임을 족집게처럼 내다봤다. 잉글랜드와 16강, 아르헨티나와의 8강 승리도 예측했고 독일-스페인의 준결승을 앞두고 스페인이 승리할 것이라고 한 예언도 들어맞았다.

와중에 펠레는 8일 “스페인이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며 스페인의 우승을 점치고 나섰고 문어도 스페인의 첫 월드컵 우승을 예고해 ‘문어의 예언’과 ‘펠레의 저주’가 정면으로 격돌하게 됐다. 스페인이 12일 결승전에서 네덜란드를 이기면 ‘펠레의 저주’가 깨지고, 지면 ‘문어의 예언’이 틀리게 되기 때문이다.

또 스페인이 우승하면 ‘월드컵 첫 경기에서 패하면 우승할 수 없다’는 징크스까지 날릴 수 있다. 스페인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스위스의 철벽 수비에 막혀 0-1로 패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