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자식 함께 ‘호갱’ 만드는 이통사 실버요금제

부모·자식 함께 ‘호갱’ 만드는 이통사 실버요금제

입력 2013-05-07 00:00
업데이트 2013-05-0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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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제공량 적고 보조금 적용 안돼…사실상 ‘무용지물’

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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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회사원 김상훈 씨는 최근 어버이날을 앞두고 부모님께 ‘효도폰’으로 스마트폰을 선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동통신사들이 저렴한 가격의 실버요금제를 판매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매장에 들른 김 씨. 하지만 비싼 기기 값과 지나치게 혜택이 적은 실버요금제에 실망한 채 빈손으로 씁쓸하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동통신사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65세 이상 노년층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는 실버요금제가 사용자들에게 제대로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다.

기본 요금은 저렴하지만 제공하는 음성 통화량이나 데이터가 스마트폰으로 즐기기에는 너무 적어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저가 요금제인 까닭에 보조금도 적용되지 않아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지적도 많다.

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기본요금 1만5천~3만4천원(부가세 제외)의 노년층 특화 LTE 요금제를 판매 중이다.

각각은 소량의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기본량으로 제공하고 손자·손녀를 직접 보면서 통화하기를 원하는 가입자를 위해 일정 수준의 영상통화를 제공하는 대신 데이터 제공량은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SK텔레콤의 ‘LTE 골든에이지 15’(기본요금 1만5천원)의 경우 음성통화 70분과 문자 메시지 80건에 자사 가입자간 3명(회선)에 대한 영상통화를 30분 제공하며 데이터 제공량은 100MB이다.

KT의 ‘LTE 골든 275’(기본요금 2만7천500원)는 자사 가입자간 영상통화 100분을 제공하고 2만원의 ‘조절제공량’에서 음성통화, 영상통화, 문자메시지, 데이터를 나눠 쓸 수 있도록 한다. 데이터 제공량은 360MB다.

LG유플러스의 ‘LTE 시니어 15’(기본요금 1만5천원)는 음성 혹은 영상 통화로 사용할 수 있는 70분과 같은 회사 가입자 3명에 대한 30분의 영상 통화, 문자메시지 80건, 200M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동통신사들의 실버요금제가 생각보다 혜택이 적다는 비판을 받는 것은 사용자들이 노년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데이터 제공량이 지나치게 적기 때문이다.

SKT의 ‘LTE 골든에이지 15’가 제공하는 100MB는 인터넷 검색에도 벅찬 수준이다. KT의 ‘LTE 골든 275’ 가입자의 경우 가장 많은 360MB의 데이터를 쓸 수 있지만 그래 봤자 동영상 1편을 50분 가량 감상할 수 있는 수준이다.

LTE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노년층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동영상이나 음악 감상 등 멀티미디어를 즐길 여지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수준이다.

이동통신사들이 “고연령층이 동영상이나 음악 서비스, 인터넷 검색 이용량이 많지 않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는 LTE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적절하지 못한 해명이다. 다른 연령층의 사용자들에게는 LTE의 핵심적인 서비스가 데이터 서비스인 점을 스스로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버요금제가 주는 혜택이 적은 까닭에 이통사 스스로도 이를 고연령층에게 이를 소개하는 데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실버 요금제는 노인 고객 중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 마련한 저가 요금제”라며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받기를 원하는 일반 LTE 요금제를 사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작년 10월 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체 노인 휴대전화 가입자 중 19%만 실버요금제를 이용할 정도로 이용이 적은 편이다.

실버요금제가 보조금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도 노년층의 외면을 받는 이유다.

대리점이나 판매점은 요금제의 일정 비율을 이동통신사로부터 장려금 명목으로 받는다. 실버요금제는 기본료 수준이 낮은 까닭에 대리점·판매점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빠져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버요금제의 기본료가 저렴하더라도 고가의 단말기를 보조금 없이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매달 부담해야 하는 통신비는 보조금 혜택을 받고 일반 요금제에 가입했을 경우와 별 차이가 없다.

이동통신 서비스의 노년층 대상 요금 제도가 빈약한 것은 전체 노년층을 대상으로 할인을 제공하는 다른 공적 서비스와 비교하면 더 명확하다.

철도, 지하철, 버스 등 대부분의 대중교통은 많게는 100%까지 노년층에 경로 우대 할인을 적용하고 있으며 영화관만 해도 노년층에게는 50% 내외의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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