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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경제 대수술 착수…대도약 성공할까

韓경제 대수술 착수…대도약 성공할까

입력 2014-02-25 00:00
업데이트 2014-02-2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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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추진전략 통해 구조적·근원적 문제 해결 나서전문가 ‘백화점식 계획’ 지적…”소통의 리더십 필요”

기획재정부가 25일 내놓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세계경제의 전환기에서 급속하게 성장 활력을 잃어가는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한 근본적 처방이다.

계획에는 ▲공공기관과 재정·세제 개혁을 통한 기초가 튼튼한 경제 ▲창조경제를 축으로 한 역동적인 혁신경제 ▲규제 혁파와 서비스산업 활성화, 소비여력 확대 등을 통한 내수·수출 균형경제 등 3대 추진전략을 축으로 다양한 과제가 담겼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극복해 추락하는 잠재성장률을 4%대로 끌어올림으로써 한국경제 대도약(Quantum Jump)과 국민행복시대를 이끌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통일 한반도의 체계적인 준비작업도 시동을 건다.

문제는 정부의 추진동력이 계획대로 순항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여야 및 노동계-기업·중앙-지방정부 대립, 업종·업역간의 이해갈등이 심화하는 현실에서 3년이라는 시간은 길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의욕이 지나쳐 백화점식 계획을 펼쳐놓음으로써 정책 집중화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국가가 주도하는 방식이 과거 60,70년대와 달리 큰 성과를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 전문가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배경은 ‘성장의 덫에 걸린 한국경제 돌파구 모색’

한때 7~10%대의 고공성장을 이어오던 한국경제는 최근들어 성장세가 급속히 둔화했다.

요인은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핵심생산인구(25~49세) 비중이 크게 줄고 있다.

경제구조가 안정되면서 특유의 기업가 정신은 후퇴했고 생산성(60.2%)은 OECD 평균(75.7%)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수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내수활력은 떨어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는 커지고 있다.

공공부문에서는 부채 증가와 방만경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시장 전반에는 제 몫을 챙기기 위해 진입규제를 쌓는 등의 행위가 적지 않다.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청년 실업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도 장애물이 많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세계경제를 이끌었던 신흥국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계기로 글로벌 금융사징아 불안하다. 최근에는 아르헨티나 등 경제여건이 취약한 신흥국의 금융위기론이 불거졌다.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미국과 EU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 선진국 주도의 거대경제권간 경제통합 논의, 내수중심으로의 중국 성장패러다임 전환 등은 한국같은 수출의존형 중소국가의 입지를 좁히는 요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은 도약이냐, 정체냐를 결정지을 중대한 기로”라면서 “경제혁신을 강력히 추진해서 이런 고질적인 관행과 문제들을 해결해야만 국민이 행복해지고, 희망의 새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출발은 1월 박근혜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이었다. 박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혁신과 재도약을 위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세우고 성공적으로 이끌어서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방향과 특징

약 한달 반동안의 작업끝에 나온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우리 경제의 혁신과 대도약을 통한 국민행복시대’를 목표로 다양한 대책이 담겼다.

핵심과제는 통일시대 준비와 함께 추진전략별로 3개씩 선정됐다.

기초가 튼튼한 경제에서는 ▲공공부문 개혁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사회안전망 확충이 주요 과제다. 역동적인 혁신경제에는 ▲창조경제 구현 ▲미래대비 투자 ▲해외진출 촉진이, 내수·수출 균형경제에는 ▲투자여건 확충 ▲내수(소비) 기반 확대 ▲청년·여성 고용률 제고가 각각 들어갔다.

대통령의 담화문에서는 핵심과제별로 25개의 주요 정책이 예시됐다.

주요 정책은 유사·중복사업 통폐합, 하도급 신고포상금제 도입, 상가권리금 보호제도 도입, 고용보험 대상 확대, 실업급여체계 개선, 벤처·창업 활성화, 코리아리서치펠로우십 신설, 가계부채 관리방안, 임대시장 선진화 방안, 규제개혁방안, 청년·여성 일자리 창출 계획 등이다.

해묵은 과제인 노동시장 여건 개선, 연간 2조원의 세금이 들어가는 공무원·군인·사학연금 개혁, 규제 혁파 등이 이번 대책에 들어간 것도 경제구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분명한 의지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로 통일문제를 화두에 던진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직속의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켜 방향을 청사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을 밝혔다.

당초 3개년계획 준비과정에서 실무자들이 ‘남북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제출했으나 논의과정에서 미흡하다는 평가가 내려져 대책수위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공공부문의 솔선수범과 성과평가, 민·관협업 등을 통해 통일을 제외한 9개 과제를 강도높게 추진하고 면밀히 점검하면서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정책추진의 전체적인 콘트롤 타워는 현오석 부총리 주재로 열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가 맡는다. 규제개혁 과제는 앞서 박 대통령이 약속한대로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다뤄진다.

3개년계획이 조기에 성과를 내려면 신속한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중요하다.

정부는 법제처를 중심으로 ‘법안 마련-의견수렵-처리-시행’ 전 과정을 총괄 관리하고 ‘경제혁신 입법 패스트트랙(Fast-Track) 제도를 도입해 조기 입법화를 추진한다.

박 대통령은 “저는 IMF때 대한민국이 뿌리째 흔들리고, 국민이 큰 고통을 겪는 것을 보면서 정치를 시작했다”며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서 우리 경제를 튼튼한 반석위에 올리고 국민행복시대를 여는 것이 저의 사명이자 정치 신념”이라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또 국민과 노동계, 국회의 협조를 당부함으로써 이해가 얽힌 경제주체들의 반대여론을 직접 풀겠다는 뜻도 비쳤다.

전문가들은 이런 정책방향에 큰틀에서 동조했다.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 경제가 추진해야할 모든 정책이 망라됐다”고 평가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최근 중요한 이슈가 대부분 들어갔다. 실제 추진된다면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풀어야 할 숙제 산적

정부는 이러한 정책들이 효과를 내면 3년후 국민소득 4만달러,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등 이른바 ‘474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전문가들은 정책이 백화점식으로 나열돼 추진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점, 추진시기가 너무 짧다는 점 등을 한계로 들었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정책의 우선순위와 핵심정책이 명료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원 연구위원은 “한국경제를 추격형 모델에서 선도형 모델로, 저부가가치 경제구조에서 고부가가치 경제구조로 확 바꾸기에는 정부가 제시한 과제들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필상 교수는 “3년내에 경제구조를 혁신하고 대도약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현실적으로 넘어야할 산이 많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경험했듯이 벤처버블이 꺼지면 민간투자가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 공공기관의 분할, 자회사 설립, 노동시장 개혁은 노동계와 마찰을 불러올 수도 있다.

과거 군사정권 때처럼 밀어붙이기식 추진에 대한 거부감은 입법의 한 축인 야당과 경제주체들로부터 공감대를 끌어내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필상 교수는 “입법이 제대로 안되는데 경제혁신이 있을 수 없다. 대통령이 지도력을 발휘해 대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이준협 연구위원은 “모든 경제주체들이 한발씩 물러나면 미래에 모든 경제주체가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믿음이 전제돼야 한다”며 “소통의 리더십,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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