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진시장 “책임 지겠다”…사고 낸 회사 인허가증 가짜 의혹도

중국 당국이 지난 12일 톈진(天津)항에서 발생한 초대형 폭발사고와 관련, 누구를 막론하고 철저히 조사해 잘못이 있을 경우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중국 국무원이 발족시킨 톈진항 사고 특별조사단 단장인 양환닝(楊煥寧) 공안부 부부장은 19일 사고조사단 첫 전체회의에서 “사고 원인과 사고 책임과 관련이 있는 자는 누구든지, 어떤 배경이 있는지를 막론하고 끝까지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0일 전했다.

양 부부장은 이어 “조사의 결론이 과학적 검증, 법률 및 역사적 검증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당과 인민에게 책임 있는 답변을 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사고 발생의 경과와 원인, 사상자 및 피해 규모, 사고의 성격과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긴급구조 상황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메시지는 중국 당국이 이번 사고의 책임이 드러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책임을 묻고 처벌하겠다는 경고성 의미가 담겨 있다.

중국 국무원은 공안부와 안전생산관리감독총국, 감찰부, 교통운수부, 환경보호부, 톈진시, 최고인민검찰원 등 유관부처가 대거 참여하는 특별조사단을 발족해 광범위한 사고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 당국은 이미 사고업체인 루이하이(瑞海) 물류회사의 책임자들을 대거 체포해 인허가 과정 및 운영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을 조사하고 있다.

현지 공안은 루이하이의 실제 관리자 위쉐웨이(于學偉), 회장 리량(李亮), 부회장 차오하이쥔(曹海軍), 재정총괄 쑹치(宋齊), 총경리 즈펑(只峰), 부총경리 샹칭썬(尙慶森)·류전궈(劉振國), 전직 톈진항 항구 공안국 국장의 아들 둥서쉬안(董社軒) 등 10명이라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 당국은 이와 함께 양둥량(楊棟梁) 전 안전총국장에 대해 비리 혐의로 조사를 시작했으며 그의 아들인 양후이(楊暉) 중하이석유가스전기(中海石油氣電)집단 사상정치부 총경리도 연행해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톈진시의 고위층은 물론, 현직 최고지도부에까지 불똥이 튈 가능성도 제기돼고 있다.

황싱궈(黃興國) 톈진시장은 전날 처음으로 기자회견에 나와 사고수습과 구조상황을 설명하면서 “초대형 사고가 톈진에서 발생해 톈진은 물론 전국적으로 엄청난 피해와 악영향을 초래했다”면서 자신이 마땅한 책임을 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황 시장은 공석인 톈진시 당서기까지 대리로 맡고 있는데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신임을 받아 차기 중앙정치국 위원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진 인물이다.

이번 사건은 양둥량 전 총국장이 톈진시 부시장을 할 때 당서기를 했던 인물이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란 점에서 그에게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고회사를 둘러싼 의혹도 점점 사실로 드러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신경보(新京報)는 이날 루이하이사가 갖고 있는 영업허가와 위험물 취급 인가증 등이 허위로 발급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신문은 이 업체가 보유한 각종 허가증에 나온 사무실 주소지가 아직 공사 중인 건물이라고 보도하면서 법률 전문가들은 허가증들이 허위로 조작해 발급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도 이 회사에 대해 안전검사를 한 기관은 현지 안전생산 및 소방 당국과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면서 부실한 안전검사 의혹도 제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