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룡해 방중 행보 선별적 홍보

北, 최룡해 방중 행보 선별적 홍보

입력 2013-05-24 00:00
업데이트 2013-05-2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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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행보를 ‘입맛’에 따라 보도하는 모양새에서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통신은 최 총정치국장이 지난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류윈산(劉云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난 사실을 다음날 오전 뒤늦게 보도했다.

그마저도 최 총정치국장과 류 상무위원 사이에 오간 대화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만난 사실만 달랑 한 문장으로 소개했다.

특히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 하단에 최 총정치국장이 전날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를 방문한 소식을 사진과 함께 실으면서도 류 상무위원과 회동은 다루지 않았다.

중국중앙(CC)TV 보도에 따르면 최 총정치국장은 “조선(북한) 측은 중국의 건의를 받아들여 관련국들과 대화에 나서기를 희망한다”고 말했고, 류 상무위원은 중국의 기존 한반도 정책 기조를 강조하면서 북한의 핵보유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전했다.

북한이 그동안 한반도의 위기를 조성하면서 핵보유를 고수하고 중국에 대한 불만도 우회적으로 표출해왔다는 점에서 이들 두 사람의 발언을 간략하게라도 전달하기에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북한의 이같은 보도행태는 최 총정치국장의 평양 출발 소식부터 그동안 방중 일정을 비교적 신속하고 상세하게 소개하던 것과 대조적이다.

북한 매체는 최 총정치국장의 베이징 도착 첫날인 지난 22일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난 사실을 전하면서 중국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발언 내용까지 곁들여 내보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은 최 총정치국장과 왕 부장이 “따뜻한 분위기”에서 “새로운 높은 단계에서 조중 친선관계를 더욱 개선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문제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방중 이틀째인 23일에는 최 총정치국장이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를 방문한 사실은 중국 매체가 보도하기도 전에 먼저 소개했다.

조선중앙방송은 최 총정치국장 방문에 류제이(劉結一)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부장이 동행한 사실 뿐 아니라 개발구 일꾼들의 환대,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대형 전광판 글귀까지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북한 매체의 이같은 행태는 류 상무위원의 발언을 상세히 소개한 중국 언론의 보도와도 비교돼 최 총정치국장의 방중을 대하는 양국의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북한 매체는 꼬인 북·중관계 개선에, 중국 매체는 한반도 긴장 국면 전환을 위한 북한의 진정성있는 태도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강경 모드를 고수하다가 외부의 압박에 밀려 대화의 손을 내미는 모양새가 부담스러워 북·중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중국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내 국면 전환을 주도하고 있음을 부각하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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