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 회담 무산에 이산상봉 회담 보류 ‘맞불’

北, 금강산 회담 무산에 이산상봉 회담 보류 ‘맞불’

입력 2013-07-12 00:00
업데이트 2013-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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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담 모두 ‘취소’ 아닌 ‘보류’로 회담 불씨 남겨”

북한이 11일 금강산 관광재개 실무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모두 보류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우리 측의 금강산관광 회담 거부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북한의 보류 통보는 우리 정부가 전날 북측의 이산가족 상봉 실무회담 제의만 수용하고 금강산 관광재개 회담은 보류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북한이 지난 10일 개성공단 2차 실무회담과는 별도로 전격 꺼낸 ‘이산가족 상봉’ 카드에는 금강산 관광재개를 기대하는 속내가 담겼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따라서 북한이 2개 회담을 동시에 보류한 것은 무엇보다 지금의 남한의 태도로 볼 때 당장 금강산 관광재개 회담이 성사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이 두 사안을 연계하려는 의도는 처음 제시한 회담 날짜에서도 엿보인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 재개회담을 오는 17일 먼저 하고 이틀 뒤인 19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의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회담의 상황을 봐가면서 남측이 기대하는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대응하겠다는 계산이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남측이 이산가족 상봉 회담 제의만 수용하고 금강산 관광재개 회담을 사실상 거부하자 그에 대한 반발로 2개 회담 모두 보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북한은 이날 2개 실무회담을 보류한 이유로 개성공단 문제해결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전날 금강산 관광 재개 실무회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밝힌 ‘개성공단 문제에 집중하기 위함’이라는 이유를 그대로 되받아넘긴 셈이다.

북한은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이산가족 상봉을 고리로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압박하는 시도를 해왔다.

북한 조선적십자회는 작년 8월에도 남측에 통지문을 보내 이산가족 상봉의 전제조건으로 ‘5·24조치’의 해제와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직접적으로 요구했다.

북한은 또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이산가족 상봉을 ‘상호주의’로 묶어 우리 정부로부터 쌀과 비료를 지원받았다.

이산가족 상봉 회담의 보류는 이달 15일 개성공단에서 열릴 남북 당국간 3차 실무회담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회담을 보류한 것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금강산 관광재개 회담을 남측이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회담 보류가 개성공단 실무회담 등 남북관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북한이 단정적으로 이산가족 상봉 회담을 취소하지 않고 ‘보류’라는 유보적 표현을 썼다는 점에서 회담의 불씨는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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