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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잠깐만요”… 끼어들고 따져 물은 朴대통령

“근데 잠깐만요”… 끼어들고 따져 물은 朴대통령

입력 2014-03-21 00:00
업데이트 2014-03-21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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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말이죠….” “근데 잠깐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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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20일 규제개혁회의 곳곳에서 ‘끼어들기’를 시도했다. 정부 규제개혁 정책에 대한 홍보 부재, 여전히 뽑히지 않은 ‘손톱 밑 가시’ 규제 등에 대해 강한 비판과 강도 높은 주문을 쏟아내 회의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들은 진땀을 빼야 했다. 박 대통령은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이 ‘손톱 밑 가시’ 뽑기 작업이 더딘 이유와 향후 추진계획을 보고할 때는 “그럼 선정은 왜 했죠? 할 수가 없는 건데?”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김 실장과 문답을 주고받으면서는 “(민원인에게) 양단간에 얘기할 일이 아니라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서 어떻게든지 되게 하는 쪽으로, 되는 방향으로 풀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규제 개혁 추진 현황 보고에서는 보고자 회의장을 둘러보며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완료되지 않으면 관계 부처가 책임지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 공동책임입니다”라고 말해 일순 장내가 썰렁해지도 했다. 규제와 청년 취업 문제에서는 관계 장관에게 “이슈화할 것은 이슈화시키세요. 국민들이 판단하시게”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회의의 상당 시간을 펜을 들고 발언들을 기록했으며 몇몇 기관에는 “지난번 업무보고의 진행 상황이 어떠냐?”고 묻는 등 곳곳에서 특유의 ‘점검 습관’을 보여 주기도 했다. 현장에서 민간의 요구에 관계 장관이 향후 계획을 답변하면, 박 대통령은 꼬박꼬박 “어떻게 그걸 앞으로 하실 건지 구체적으로 그 안을 보고해 달라”고 추가 주문, 해당 장관의 확답을 받아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는 “숨은 규제가 많은 게 금융 분야다. 숨은 규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체감도를 높이기 어렵다”면서 “구두지도, 행정지도도 있지만 금융협회 등 자율 규제 기관이나 금융공기업 내부 규정 가이드라인도 문제다. 어떤 것을 신설할 때 규제를 받지 않는 사각지대가 여기”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여러 아이디어도 먼저 제시했다. 많은 참석자가 지자체의 규제를 성토하자 “일일이 중앙정부가 어떻게 할 수도 없고 그리고 그 많은 걸 다 각 지역마다 합니까? 이 규제에 관한 한 민관이 같이하든지 피규제자들이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다 하는 것을 제기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목소리”라면서 “지자체의 다양한 규제들과 관련해 상공회의소라든지 중견기업회, 여러 관련 단체장들이 지자체 간의 규제 정도를 비교해서 공개하면 어떠냐. 그러면 선의의 경쟁이 일어나고 쓸데없는 규제를 만드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 ‘이러다 우리 지역에는 기업의 투자가 끊어지겠구나’ 하는 위험성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매킨지의 진단 내용을 언급하며 “지난해 한 외국계 전문기관이 한국 경제를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속의 개구리’로 비유하면서 특단의 개혁 조치 없이는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규제 개혁이야말로 바로 (한국 경제에 대한) 특단의 개혁 조치”라며 공무원 사회에 거듭 경종을 울렸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2014-03-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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