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개선 ‘골든타임’ 놓치나…냉각기 길어질 듯

남북관계 개선 ‘골든타임’ 놓치나…냉각기 길어질 듯

입력 2015-08-13 09:36
업데이트 2015-08-1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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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년·분단 70년 계기 남북관계 개선 기대 꺾여내주 UFG 연습 시작·北 10월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

광복 70년·분단 70년이자 박근혜 정부 3년차인 올해가 남북관계 개선의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로 남북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다음 주부터는 북한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시작되는 데다 오는 10월에는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계기로 장거리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어 남북관계 냉각기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 北 목함지뢰 도발…軍 대북심리전 재개

군 당국은 북한의 DMZ 목함지뢰 도발에 대한 대응조치로 11년 만에 대북 심리전을 재개했고, 북한군이 DMZ 내 군사분계선을 넘으면 경고 없이 조준사격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아직까지는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천안함 피격사건 직후였던 지난 2010년 우리 군이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면 확성기를 직접 조준 격파사격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어 최전방 지역의 군사적 긴장은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태다.

더 큰 문제는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재료가 겹겹이 쌓인 반면 관계개선의 돌파구가 될 법한 계기나 소재는 눈을 씻고 찾아도 없다는 점이다.

정부 혹은 민간 차원에서 추진되던 광복 70주년 계기 남북공동행사는 성사된 것이 없고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로 여겨졌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위 제1위원장 면담 불발로 빛이 바랬다.

다음 주부터는 북한이 ‘핵전쟁연습’이라며 강력히 반발하는 한미연합 UFG 연습이 시작된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최근 대변인 담화에서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도 전면전쟁으로 번져질 수 있는 조선반도에서 을지프리덤가디언과 같은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을 벌리는 것은 곧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비난했다.

북한이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에 즈음해 최근 증·개축을 마무리한 동창리 발사대에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13일 “올해는 박근혜 정부가 남북관계를 풀 골든타임으로 여겨졌는데 이대로라면 남북은 강 대 강 대결구도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복 70주년을 앞둔 올해 5~8월은 남북관계 개선의 호기로 여겨졌다.

이에 우리 정부도 북측에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협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북측의 소극적인 태도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 朴대통령 8·15 경축사 주목…北 도발 단호대처에 무게 실릴 듯

북한의 DMZ 목함지뢰 도발 전까지만 해도 통일·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8·15 경축사를 남북관계 경색을 풀 계기로 여겼다.

실제 박 대통령은 이번 광복 70주년 8·15 경축사에서 남북한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교류·협력 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지난 4일 서부전선에서 발생해 부사관 2명에 중상을 입힌 지뢰 폭발 사고가 북한의 의도적인 목함지뢰 매설로 인한 것이란 군 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청와대는 지난 11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사죄와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했다.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큰 상황이어서 8·15 경축사는 대북 유화 메시지보다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처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8·15 경축사 내용과 관련, “북한의 도발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더 세지 않을까 싶다”며 “그러면서 ‘대화의 문은 열어놓겠다’는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독립유공자 및 유족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면서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동시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고 평화를 구축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8·15 경축사와 관련, “박 대통령은 ‘투트랙’을 얘기했는데 (8·15 경축사에서) 튼튼한 안보와 함께 대화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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